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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8-07 04:12
[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 시- 정용철] 고목(古木)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3,428  

정용철(오리건 문인협회 회원)

 
고목(古木)
 
 
나는 나면서부터 푸른 옷을 입고 자랐다.
여름엔 청색 옷을 첩첩이 둘렀고
가을이 오면 노랗고 빨간 색동옷을 갈아입었다가
추운 겨울엔 옷을 훌훌 벗어 던지고 나신이 되지만
결코 얼어 죽는 일은 없었다.
나는 곁에서 함께 커가는 우목(友木)들과
자리다툼을 한다거나
땅을 차지하려고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
때때로 거센 바람이 나의 전신을 흔들어도 보지만
속에 깊이 발과 다리를 파묻고 있기에
쉽게 넘어지는 일도 없었다.
들에겐 둥지를 틀게 보금자리를 제공하고
모여서 지지배배 합창하도록 무대가 되어 주기도 했다.
나의 그늘은 노동자의 휴식처도 되었고
식사를 나누는 간이식당 역할도 기꺼이 했다.
시인들은 그늘 아래서 글을 짓고
노년들은 와서 바둑 장기 오락을 즐겼다.
나의 출생 목적은 인간들에게 봉사함이었기에
인간의 요구에 따라 가지도 주고 이파리도 주고
열매까지 주다가 마침내 전체도 주고 만다.
인간들은 나를 가져다가 가구를 만들고 집을 짓고
삶에 필요한 온갖 도구들을 만든다.
그것들에 유용되지 못한 남은 조각들은
끝내는 속에 던져져 빛과 열을 내고 생을 마감한다.

 
<해설>

나무는 무욕, 우정, 강한 견인정신을 지니고 배려, 봉사, 섬김의 생을 사는 선한 가슴의 존재이다. 특히 나무는 인간에게 몸으로 헌신하고 덕을 베풀며 마지막에는 속에 들어가 “빛과 열을 주며 생을 마감”하는 희생의 표상이다

작가는 같은 나무의 가치성을 인간에게 교화하는 시적 모티브를 구축하여 사람 또한 다른 사람들과 세상에 유익한 존재가 되어야 것임을 가르친다

여기서 고목은 평생을 잃은 양들을 목양한 목자로 살아온 작가 자신의 정체를 투영하는 물상이며 동시에 인류를 위해 희생한 예수 그리스도를 반영하는 상징체이다

같은 희생과 사랑의 시적 주제와 이미지의 공고한 구조가 자연스러우면서 견고한 종교적 예술을 빚어내고 공감을 획득하여 주목된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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