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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1-05 13:36
[김상구 목사 장편소설] 끝나지 않은 전쟁(나도 한번 잘 살아봤으면 5-1)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4,345  

김상구 목사(전 시애틀 한인장로교회 담임/워싱턴주 기독문인협회 회원)

끝나지 않은 전쟁(나도 한번 잘 살아봤으면 5-1)
 
제천 시내에서, 제천여고 부근에 있는 쇠전거리(소를 팔고 사는 시장)를 가려면 누구나 마을 길 끝에서 만나는 공동 수도가 있다

쇠전거리 앞마을, 60여 가구가 이 공동 수도 물을 받아먹으며 살았다. 덕배는 바로 이 공동 수도가 있는 앞집에서 어머니와 방 한 칸을 세 얻어 살았다

어린 소년 덕배는 정말 <나도 한 번 잘 살아봤으면> 하는 소원을 한으로 쌓으며 살았다. 어머니는 날마다 기침을 하였고 몸져눕는 날이 일어나 일하는 날보다 많았다

어머니가 하는 일은 왜정 시대 말기에는 군수품 공장에서 군복을 만드는 일이었고, 해방 후에는 삯을 받고 잘 사는 집 옷을 지어주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런 옷 짖는 일은 많지 않았고 어머니는 주로 남의 집 큰일에 불려 다니며 빨래나 허드레 일(잡일)을 해주고 몇 푼의 돈과 함께 그 집에서 먹다 남은 먹을 것을 얻어 가지고 오는 일이었다.

덕배에게 가난은 지긋지긋한 일이었다. 덕배는 매년 꼭 찾아오는 춘궁기, 보리 고개를 만나면 똥구멍이 찢어지고 피 똥을 눠야 했다.

춘궁기가 찾아오면 어머니의 일감은 아예 없었고 일을 도와 달라고 부르는 집도 없었다. 이때가 되면 덕배는 어머니를 따라 들로 나가 쑥과 나물을 뜯었고 때로는 산에 가서 물오르는 소나무 껍질을 벗겨가지고 집에 왔다

소나무 속껍질을 몇 번 삶아서 이 껍질을 돌로 으깨어 부드럽게 만든 후 여기에다 쑥을 넣고 된장을 풀어 국도 죽도 아닌 음식을 만들었다. 요행이 어디 쌀이나 조나 곡식 낱알이 섞이면 이 음식은 죽이 되었고 낱알이 섞이지 않으면 이 음식은 국이 되었다

이 쑥 죽을 몇 날 먹으며 지내다 보면 대변이 사오일에  한 번 나오게 되는데 대변이 굳어져 변을 보기가 아주 힘들었고 결국 힘을 주어 대변을 보면 딱딱한 대변이 나오면서 똥구멍을 찢어 그곳에 피가 나게 됐다.

<똥구멍()이 찢어지게 가난한 것>이 이런 것이었다.

이 춘궁기에 덕배는 많은 날 점심은 굶었고 어떤 때는 온 하루를 굶기도 했다. 이렇게 온 종일 굶는 날이 지나면 어머니는 어디론가 일어나 나갔고 어머니가 집에 올 때는 그래도 어디선가 먹을 것을 구해가지고 돌아왔다.

매년 되풀이 되는 보리 고개가 많은 사람의 똥꾸멍()을 찢게 했다. 겨울 양식은 아껴먹어도 다 떨어지고 봄철의 양식인 보리나 감자가 아직 익기 전, 집집마다 양식이 떨어지는 고개, 이 철을 <보리 고개>라고 하였다.

<나도 한 번 잘 살아봤으면, 죽 먹지 않고 굶지 않고 하루 세 끼 밥 먹으며 잘 살아봤으면>

덕배와 많은 국민들의 소원이 고대광실 높은 집에서 종을 부리며 떵떵 거리고 잘 살자는 허망한 것이 아니었다. 그냥 사람으로 굶지 않고 세 끼 밥 먹고 살자는 아주 작은 소원이었다

그런데 아주 당연하고 아주 소박한 이 작은 소원들이 보리 고개를 지나며 매년 무너져 내렸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이 보리 고개를 넘느라고 피똥을 쌌다. 이 지긋지긋한 가난, 한국 민족은 이런 가난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수 천 년을 그냥 살아왔다.

그런데 박정희 대통령은 달랐다. 박정희 대통령은 이 무서운 수천 년 묵은 숙명적인 가난과 싸우려고 정면으로 도전을 했다. 이 싸움이 바로 경제개발 오개년 계획이었다.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세>
 
이 천추의 소원이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이루어졌다. 단군 이래 처음으로 온 국민이 제이차 경제개발 5 개년 계획의 달성으로 보리 고개를 넘은 것이다. 보리 고개를 넘은 것이 아니라 보리 고개를 아예 흔적도 없이 없애버린 것이다

이제 누구도 보리 고개에 굶고 살지 않았다. 국민 모두가 이 춘궁기에 곡식 부대를 쌓아 놓고 살았고 삼시 세 끼 밥을 먹으며 살았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더 잘 살게 되었다

그리고 보리 고개의 흔적은 정말로 아주 없었던 일 같이, 온 국민이 싹 잊어버리게 되었다. 일본 사람들은 역사를 알면서도 불리한 것은 잊어버렸다고 하고, 아니라고 하는데 한국 사람들은 불행했던 기억과 사건을 다른 사건이 터지면 아예 싹 잊어먹곤 한다

일본 사람들이 닭 발 대신 오리발을 내미는 사람이라면 한국 사람들은 오리발도 닭발도 다 잊어버리고 새로 불어진 돼지발 가지고 누구 때문에 이 돼지발이 불어졌다고 죽어라고 싸우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이렇게 서로 싸우다가 나중에는 이 돼지 발 불어진 것이 대통령 책임이라고 청와대를 향해 데모를 한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늘 가까운 역사 속에 같은 불행한 사건이 되풀이 되곤 하는데 박정희 대통령이 허물어버린 보리 고개의 역사는 절대로 되풀이 되지 않는 역사로 온 국민이 모두 신통할 정도로 깜깜하게 잊어버리게 된다그래서 젊은 사람들은 보리 고개라는 말이 무슨 말인지를 모르며 산다.
 
1970 7월에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어 여러 회사의 고속버스가 예쁘게 생긴 안내양을 태우고 서울로 부산으로 달려갔고, 중간에 쉬어가는 휴게소에서의 커피 한 잔과 휴게소 식당에서의 식사는 여행객들의 낭만이 되었다
 
1971년 박정희 대통령은 3차로 대통령에 당선 되지만 이 때 김대중과 겨루며 힘겹게 대통령이 된다

전국에는 반독재 민주화의 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박정희 대통령이 김대중을 힘겹게 이기고 3차로 대통령이 된 배경에는 군사정권 이 후 눈부시게 발전한 경제의 힘이 컸다. 여기에 또 한 가지 요소는 1968 1월에 북한 민족 보위부 소속인 124군부대의 무장 게릴라 31명이 서울에 침투하였던 사건이 박정희 대통령 3차 당선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1968 1 21일 북한 무장간첩 김신조 일당 31명이 청와대를 습격하여 박정희 대통령을 시해하려고 서울에 침투하였고, 저들은 청와대 뒤 산까지 접근을 했다. 이들은 북한의 특수부대 소속 31명의 무장 게릴라로 이들 중 29명이 사살이 되었고 한 명은 북으로 도주하였다

이들 중에 생포된 한 사람이 김신조다. 이 사건으로 온 국민에게 이 나라는 역시 박정희 대통령이라야 한다는 추세를 만들게 했고 이렇게 새로워진 반공의식이 박정희 대통령을 다시 대통령으로 당선 시키는데 일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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