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그인 | 회원가입 | 2024-05-18 (토)

시애틀N 최신 기사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2021년 1월 시애틀N 사이트를 개편하였습니다. 열람하고 있는 사이트에서 2021년 이전 자료들을 확인 할수 있습니다.

시애틀N 최신 기사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작성일 : 13-09-22 08:28
정동순/불어라 바짓바람!
 글쓴이 : 정동순
조회 : 3,500  

정동순 수필가
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 지부 회원
 

불어라 바짓바람!

 
미국의 공교육을 보면 한국에 비해 엄청나게 느슨한 것 같다
그런데 어떻게 빌 게이츠나 저커버그 같은 창의적인 사람들이 나오는 것일까? 한국보다 한참이나 느슨한 이 교육 제도가 오히려 학생들이 좋아하는 탐색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는 것은 아닐까

학생들은 교과 공부에만 매달리지 않고 스포츠나 예술, 봉사활동 등 다양한 것을 경험하고, 주말과 저녁에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대화를 하고 책을 읽을 수 있다.

미국에서 아이를 키우다 보니, 이런 것이 미국 교육의 힘이 아닐까 생각되는 순간들이 있다. 수학이나 과학 수업은 그 원리가 현실에서는 어떻게 적용되는가에 중점이 된다. 백분율을 배울 때는, 학생들이 좋아하는 물건을 할인하여 사는 경우를, 팁 계산하는 것을 응용문제로 가져오고, 확률을 배울 때는 카니발이나 기금모금 행사에서 게임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준다. 다리를 배울 때는 모형을 만들어서 어떤 다리가 튼튼한지 실험해 본다.     

방과 후 활동들을 살펴보면 아버지들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매주 한 번씩 있는 보이스카우트 모임에 가 보니, 엄마들보다는 아빠들이 주로 활동한다. 아들의 경우, 눈 위에서 텐트치고 야영하기, 푸드 드라이브, 크리스마스트리 세일, 메릿베지 따기 등 많은 활동을 하는데 아버지들이 리더가 되고 도와준다. 아이들이 야영을 가면, 떠나기 전에 장비를 준비하는 일부터 역할분담에 이르기까지 살펴주고, 아버지들이 휴가를 내어 야영 인솔자가 되어 준다.

보이스카우트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활발한 방과 후 활동들이 자원봉사를 하는 부모들의 노력으로 준비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주말이면 도서관에서는 중국인 아빠들이 아이들의 수학 그룹을 조직해서 가르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어린이 야구단이나 축구단도 감독이나 심판은 학부모들이 자원봉사를 하며 팀을 이끌어 간다.

그런데 이런 활동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한국 아빠들을 만나기는 어렵다. 한국 아빠들은 늘 바쁘고 중요한 일이 있다. 친구는 남편이 말주변이 없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쑥스러워해서 자기가 아이들을 데리고 다닌다고 한다.

올해 한국에서는 창조경제, 창조과학부 등, 창조라는 말이 유행인 모양이다. 미래의 빌 게이츠를 양성하기 위하여 초등학교 때부터 코딩(Cording) 교육을 하고, 대학에서는 페이스북을 창설한 저커버그 같은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창조경영학과를 신설하겠다는 계획도 들었다.

자녀 교육을 위해 극성스러운 엄마들의 노력을 치맛바람이라고 한다. 천연자원도 없고, 국토의 크기도 작은 대한민국의 눈부신 발전의 원동력은, 자녀 교육을 최우선으로 두는 엄마들의 교육열, 즉 치맛바람이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니 이제 한국 엄마들은 초등학교부터 아이를 코딩 학원에 보낼 것이다. 그런데 미국의 창의성이 학과 공부의 결과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면, 이런 노력들은 헛수고일 뿐이다

미국에는 있는데, 한국에는 없었던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아빠들의 바짓바람이 아닐까? 창의성의 대명사인 빌 게이츠, 그의 아버지가 쓴 자녀교육법을 읽어보면, 빌 게이츠도 아버지와 대화하며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낸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어느 친구 남편을 통해 한국 아빠들의 희망을 보았다. 얼마 전에 한국에 갔을 때였다. 남편과 초등학교6학년인 딸이 일주일 동안 지리산을 종주하러 갔다고 말하는 친구는 약간 들떠 있었다. 이 가족행사는 아빠가 딸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했다아버지와 딸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지리산의 능선과 계곡을 걷는 모습이 그려져 나도 덩달아 흐뭇했다. 아이가 자랐을 때, 아빠와 단둘이 간 여행은 아빠가 주는 어떤 선물보다 큰 선물이 될 것임이 틀림없다. 갑자기 그녀의 가족이 더욱 멋져 보였다.

언젠가 어린이날에 즈음하여 설문조사를 한 것을 본 적이 있다. 아이에게 가장 큰 선물은 놀아주는 아빠라고 했다. 제일 좋은 아빠는 같이 시간을 보내주는 아빠라는 뜻일 것이다. 우리 자녀들도 한두 시간이고 대화할 수 있는 아빠, 자녀를 위해 휴가를 내어 캠핑에 따라가는 아빠, 자녀가 속한 스포츠팀의 코치가 되어 주는 아빠를 가질 때가 되었다

우리 교포들은 한국과 미국 교육의 장점을 다 받아들일 수 있으니 더 희망적이다. 미국 사회에서 창조적이고 능동적인 인재로 자랄 자녀들을 위해 아버지들의 역할을 기대해 본다.

불어라, 바짓바람


정동순 13-09-30 09:18
답변 삭제  
* 비밀글 입니다.
 
 

Total 696
번호 제   목 글쓴이 날짜 조회
96 안문자/끝이 없는 사랑 시애틀N 2013-10-04 4064
95 김학인/진주조개의 눈물 시애틀N 2013-10-04 3514
94 서북미의 좋은 시/환상(이성호) 김영호 2013-09-29 3312
93 [이효경의 북리뷰] 조해진의 『로기완을 만났… 시애틀N 2013-09-29 3374
92 김윤선/텃밭에서 (1) 김윤선 2013-09-21 3623
91 시애틀의 소나무 김영호 2013-09-22 3176
90 정동순/불어라 바짓바람! (1) 정동순 2013-09-22 3502
89 김학인/삶이 활력소, 유모 (2) 김학인 2013-09-21 3571
88 안문자/하늘은 하나인데 우리는 왜 둘? 안문자 2013-09-21 4949
87 공순해/구름꽃 피는 언덕 공순해 2013-09-21 3610
86 김영호/섬의 사랑법 김영호 2013-09-20 3143
85 [이효경의 북리뷰] 김다은, 함정임의『작가들… 시애틀N 2013-09-15 3408
84 이경자/고목과 고목사이 (2) 김영호 2013-09-14 3774
83 섬머랜드의 들국화 (1) 김영호 2013-09-07 3220
82 최지연/사진 신부의 꿈 시애틀N 2013-09-05 3950
   41  42  43  44  45  46  47  



  About US I 사용자 이용 약관 I 개인 정보 보호 정책 I 광고 및 제휴 문의 I Contact Us

시애틀N

16825 48th Ave W #215 Lynnwood, WA 98037
TEL : 425-582-9795
Website : www.seattlen.com | E-mail : info@seattlen.com

COPYRIGHT © www.seattlen.com.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