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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12-31 18:16
[시애틀 문학]안문자 수필가/오두막에서 일어난 일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4,781  

안문자 수필가
(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 지부 회원)


오두막에서 일어난 일


내 마음에도 오두막이 있다. 오두막을 짓기 전까지는 하나님이 주관하시는 이 세상이 왜 이렇게 험하냐고, 왜 모른 척 하시냐고 하나님의 침묵에 대해 섭섭해하곤 했다. 착한 사람에게 고통을 주는 것은 너무하신 것 아니냐고, 빨리 제 자리로 돌려놓으라고 떼를 쓸 때도 있었다

그러나 윌리엄 폴 영의 장편소설<오두막>(The Shack)을 읽고 나서 부터는 하나님의 침묵에 대해 예전보다 더 깊이 생각하며 묵상하게 됐다.

이 책에 대하여 들은 것은 꽤 오래되었다. 그러나 서두부터 너무 슬프고 비참하고 가슴을 짓누르는 무거운 내용이어서 읽기가 겁이 났다. 아담하고 추억이 담긴 오두막이 아니고 무섭고 떨리는 오두막이었다.

, 오두막! 바로 이 오두막에서 주인공 맥의 유괴 당한 어린 딸이 살해되었다. 맥은 엄청난 슬픔을 이겨낼 수 없어 죽고 싶었다. 어느 날, 파파라는 이름의 알지 못하는 사람으로부터 쪽지가 배달되었다. 내주에 오두막에 갈 터이니 찾아오라는, 참으로 이상한 내용이었다. 그가 ‘파파’라고 부르는 이는 하나님뿐이었기 때문이다.

평범한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난 하나님 

저자는 오두막의 사건을 거대한 슬픔으로 표현했다. 주인공은 절규하며 혼미 속에 갇혀 있었지만 오두막에서 평범한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난 하나님과 예수, 성령을 만나 신학적인 성찰과 신앙의 깊은 감동을 경험한다

맥과 세 사람으로 오신 삼위일체의 하나님과 시종일관 따뜻하고 위트있는 대화가 전개된다.

하나님 파파는 몸집이 크고 폭이 넓은 흑인 여자로, 작업복에 연장을 든 청바지의 남자는 유대인 모습의 예수다. 예수의 손등에 난 상처가 얼듯 보였다. 그리고 바람처럼 나타나곤 하는 자그마한 아시아계의 여자 사라유는 성령이다

그들은 각각 하는 일이 다르나 한 사람인 듯 협력하는 하나이다. 인간을 보면 신이 보인다는 말처럼 사람들을 통해 하나님을 만난다는 암시가 아닐까

파파는 따끈한 커피를 내리고 고소한 빵과 파이를 만들어 같이 먹으면서 맥은 가슴 저미는 상처가 조금씩 치유되는 과정을 경험한다.

그러나 맥은 하나님 앞에서 유괴범을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며 눈물을 흘린다. 사랑하는 딸, 천진스러운 죄 없는 어린 딸이 끔직한 고통을 당하며 죽어 가는데 왜 침묵하고 있었냐고 따진다

무한대의 능력을 갖고 계신 하나님인데 왜 악한 인간들과 무서운 세상을 만들어 선한 사람들에게 고통과 슬픔을 주는가 말이다. 인간을 사랑한다면서. 모든 것을 품는 흑인 여인 하나님에게 맥은 몸부림치며 울부짖는다.

<오두막> 소설을 읽으면서 <오, 하나님>이란 영화 떠올라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오래 전에 보았던<, 하나님>이란 영화가 떠올랐다. 평범한 청년인 백화점 식품부의 매니저(컨트리 가수 존 덴버)앞에 자신이 하나님이라며 뿔테 안경의 볼품없는 할아버지(코미디언 죠지 번드)가 나타났다

인간으로 오신 하나님과 함께 모순된 세상을 체험하게 하는 이야기는 희극적이지만 심오한 진리가 담겨 있었다. 여기서도 오두막의 쪽지처럼 어느 날 하나님과 인터뷰를 하라는 쪽지가 배달된다

하나님을 대신하여 변질되어가는 기독교와 인간들에게 참 메시지를 전달하라는 뜻 깊은 이야기다. 크리스천들이 봐야 할 영화라고 생각되었다.

책장을 넘기면서 여러 가지 비극적인 사건들도 불쑥불쑥 머리에 떠올랐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숨진 사람들도 하나님을 부르며 애타게 기도를 했다. , 911테러…. 가족에게 사랑을 고백하며 울부짖는 기도에 하나님은 왜 침묵하셨나

역사 속에 이어진 이 의문들은 답이 없다. 파파는 슬픈 얼굴로 부드럽게 말한다. 우리들은 고통이 일어나게 하지도 않지만 멈추게 하지도 안는다며 맥을 포옹한다. 하나님은 신비한 빛으로 울고 있는 맥을 위로하며 이야기는 계속된다

인간의 선택을 통제하지도, 강요하지도 않아

하나님은 인간들과 같은 힘을 행사하지 않는다. 인간의 선택을 통제한 적도, 뭘 하라고 강요하지도 않는다. 인간들이 하려는 일이 하나님과 다른 이들에게 해가 되거나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라도 결코 간섭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들은 인간에게 주어진 자유 의지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란다. 맥이 다시 부르짖었다. 가끔씩은 좀 통제를 해주면 좋겠어요. 그러면 나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고통에서 구원받을 수 있을 테니까요. 그 대목에선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해하기 힘든 그들의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파파는 말한다. 비록 너희 인간들의 선택이 쓸모 없고 건전하지 않아도 존중한단다. 맥이 그랬듯이 내게도 점점 더 어렵기만 하다. 내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것들 중에서 나와 아무 상관없는 것도 많고 내 목적과 정 반대되는 것들도 얼마나 많은지 아느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중엔 특정 종교인이 아닌 사람들도 많이 있단다.

나를 따르는 사람들 중에는 온갖 인종과 악인들도 있지. 나는 그들을 크리스천으로 만들려고 안달을 하지 않는단다.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과 딸로, 내 형제 자매로 나의 뜻으로 변화될 때까지 함께 있으며 사랑하기 때문에 아파할 뿐이다그러나 언젠가는 그들도 변화 할 것이다

나는 기대를 갖고 시원한 대답을 얻으려고 열심히 읽다가 이 대목을 읽을 땐 다시 혼란이 왔다. 답답해서 머리를 쿵 하고 책상에 대고 한참 있었다. 그러나 끝이 없는 하나님의 사랑을 가슴 뭉클하게 느낀 순간이기도 했다읽고 있는 동안 나의 가슴이 뜨거워졌고 심장이 마구 뛰었다.

오두막은 절망을 이겨내는 곳

, 드디어 맥이 유괴범을 용서했다. 하나님께서 슬픈 눈빛으로 죄인도 나의 아들이라고 말 할 때 맥은 드디어 눈물이 범벅된 얼굴로 당신을 용서한다. 당신을 용서한다.’라고 부르짖었다. 물론 나의 눈에서도 눈물이 흘렀다

순간 맥의 마음에 표현할 수 없는 기쁨과 강 같은 환희가, 평화가 물결쳤다. 오두막은 절망을 이겨내는 곳이었다. 누군가 지금도 용서할 수 없는 가슴의 응어리가 있다면 사랑의 본체이신 하나님을 대면하여 해답을 얻을 수 있는 오두막으로의 초대이기도 하다. 저주스러운 이 오두막이 마침내 아름답고 신비스러운 오두막으로 변했다.

“용서란 너를 지배하는 것으로부터 너 자신을 해방시키는 일이란다.

맥이 그들과 헤어져야 할 때 성령인 사라유는, 우리는 언제나 만날 수 있다고 위로하며 안심시킨다. 무소부재의 하나님. 그렇다.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도, 예술 작품 속에도 그분의 숨결이 있다

음악과 문학, 과학, 수많은 사람들 속에, 그리고 우리들의 기쁨과 슬픔, 고통 속에도 계신다. 생명과 삶, 세상과 구별된 오두막에서 우리는 삼위일체 되신 하나님을 만난다. 하나님 안에 우리가 있고 우리 안에 하나님이 계시므로.

책을 덮으며 맥이 그런 것처럼 나도 매일 내 마음의 오두막에서 그분들을 만날 것이다. 하루를 마감할 때마다 오늘도 감사했다고 지나온 세월도 감사뿐이었다고 아뢰면 그분들은 웃으며 나의 등을 두드려 주실 게다. 착한 사람들에게 고통은 주지 마세요, 간절하게 기도하면 모든 일이 다 잘 될 거야, 라고 하실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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