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이제 좀 잡스 같나"…재킷 벗고 '작심발언'
"맨날 우리끼리만 모이지 않나"…野 서울시당 전당원 토론회서
당내 계파갈등·리더십 부재·젊은층 소통 외면 등 비판 쏟아져
"여기 아주 골수당원 빼고 나면 몇 명이나 모였나. 서울시 1000만 인구의 1%인 10만명은 모여야 하는 것 아니냐. 여기 젊은이가 얼마나 있나. 맨날 우리끼리만 모이지 않나."(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12일 서울 금천구청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당 주최 '당원 여러분께 새정치연합의 길을 묻습니다' 토론회에서 작심하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기조발언에 나선 박 시장은 연단에 올라 "타운홀 미팅에 맞는 자세를 보여드리겠다"며 재킷을 벗고 셔츠 소매부터 걷어올렸다.
아이폰 대신 왼손에 빨간 수첩을 든 그는 "형식의 파괴부터 필요하지 않을까"라며 "이제 좀 스티브 잡스(전 애플 최고경영자) 같나"라고 당원들에게 농을 던지기도 했다.
그는 ▲인터넷 정당 ▲삶의 현장 정치 ▲직장인·시민·전문가 참여 정당 등 입당 당시 밝힌 원칙을 재차 언급하며 "누구나 일상적으로 당원활동을 할 수 있는 인터넷 정당을 통해 투명하고 개방적으로 가 보자"고 제안했다.
이어 "사실 전문가, 지성인이 과연 오늘날 새정치연합 당원으로 기꺼이 가입하고 있나"라며 "여기 시의원, 국회의원, 구의원, 아주 골수당원 빼고 나면 몇 명이나 모였나. 맨날 우리끼리만 모이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7·30 재보궐선거가 끝난 뒤 정의당에 1000명 넘는 당원이 가입했는데 그 중 30%는 새정치연합이 싫어서 가입했다고 한다. 이걸 뼈아프게 들어야 한다"며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연청' 조직은 인재들이 똘똘 뭉친 강력한 군단이었는데 지금 우리한테 그런 게 있나"라고 반문했다.
'현장 정치'와 관련해서도 "당이 조직적으로 시민 삶으로 들어가 어려움을 발굴해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며 "민생을 위한 정책을 끊임없이 발표해야 한다. (당내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은 도대체 뭐하나. 정부 돈 받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돈 받아서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많다. 현장의 해결과제를 제대로 모아 뿌리뽑으면 당 지지율이 한 달 안에 10%씩 올라갈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당의 노선 및 비전, 정체성, 계파갈등과 관련한 당 리더십 등에 대한 비판도 빗발쳤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은 "새정치연합은 야당다워야 한다. 할 말은 해야 한다"며 "그러나 국회에서 협상할 때는 감동적인 양보도 해야 하고 싸울 때는 싸우고 이길 때는 이기고 질 때는 지는 정치를 복원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남을 박준석 당원은 "당 계파싸움이 너무 심해 일반 당원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당내 갈등중재기구를 만들 필요가 있다. 계파갈등이나 여러 분란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아울러 당이 젊은층과의 소통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40대 주부인 김혜미 당원은 "20·30·40대 지지를 못 얻고 있는 것을 당이 고민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며 "당원 등록 뒤 이후 조치가 아무 것도 없다. 1000원짜리 그냥 후원인인 것"이라며 당 차원에서 젊은층에 대한 커뮤니티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박 비대위원과 박 시장, 오영식 서울시당 위원장 등을 비롯해 김기준·진성준·한정애·남윤인순·이목희·진선미 의원 등 350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