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신해철씨 사망 원인의 의료과실 여부를 수사 중인 경찰이 지난 1일 오전 故 신해철씨가 사망 전 장협착 수술을 받았던 서울 송파구 가락동 스카이병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관련 자료를 챙겨 차량에 오르고 있다. /뉴스1 © News1 정회성 기자>
국과수 부검…의료과실 유무 판정 수개월 소요될 듯
경찰이 고(故) 신해철씨의 시신을 부검하기로 한 가운데 신씨 소장에서 오랫동안 방치된 것으로 확인된 1㎝ 크기 천공의 발생시점과 원인 등을 확인해 '의료과실 유무'를 밝혀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의우 건국대 법의학 교수는 2일 뉴스1과 통화에서 "천공이 생기면 구멍이 바깥쪽으로 뒤집히는 생활반응을 일으킨다"며 "구멍 모양 뿐만 아니라 해당 조직에 대한 현미경 검사를 통해 천공이 발생한 시점은 어느 정도 밝혀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소장 천공은 주로 교통사고 등 외부충격에 의해 생기는데 주로 그 부위는 인대와 연결돼 고정된 상태로 있는 소장의 중간부분인 공장이다. 신씨의 경우에는 소장 70~80㎝ 부근에 천공이 생겼는데 이는 일반적인 외부 충격의 경우와는 거리가 있는 것이다.
그는 "지난달 17일 신씨가 장협착 증세로 복강경 수술을 받다가 의료과실로 천공이 생겼는지 아니면 신씨가 장협착 수술을 안받고 있다가 외부 힘에 의해 천공이 생겼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의사가 수술 전후 천공을 인지했었는지도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위밴드 수술로 인한 천공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는 "위밴드는 위의 윗부분을 수술하는 것이라 이에 비해 깊숙이 위치한 소장과는 거리가 꽤 멀다"며 "상식적으로는 위밴드 수술 중 소장에 천공이 발생하기는 힘들다"고 강조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한 관계자는 "몸 속에서 기구가 나오는 등 명확한 증거가 있지 않으면 의료과실 여부를 밝혀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더구나 시신은 이번 치료 과정에서, 또는 스스로의 힘에 의해서 인체에 대한 힐링 프로세스를 거쳤을 것이기 때문에 그 원인을 밝히기가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신씨 소장에 천공이 발생한 시점은 부검을 통해 어느 정도 확인이 가능하겠지만 천공이 발생한 원인을 명확히 밝혀 의료과실 유무를 따지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신씨의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3일 오전 10시 양천구 신월동 소재 국과수에 신씨의 시신을 인도해 낮 12시쯤부터 부검이 실시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다만 문제가 되고 있는 의료과실 유무가 판정나기까지는 수개월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부검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2주 정도 걸리지만 법적인 판단에는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이다.
앞서 신씨는 지난달 17일 서울 송파구 소재 S 병원에서 장협착 수술을 받고 지속적인 가슴과 복부 통증으로 입·퇴원을 반복하던 중 지난달 22일 병실에서 심정지로 쓰러졌다.
이어 서울아산병원으로 후송된 신씨는 당일 복부를 개복하고 장절제 및 유착 박리술 등을 받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지난달 27일 오후 8시19분, 4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이후 신씨의 부인 윤원희(37)씨는 신씨의 장협착 수술을 담당했던 서울 ㄴ병원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했고 경찰은 지난 1일 S병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관련자료를 확보했다.
윤씨는 소장을 접수하면서 신씨가 서울아산병원에서 응급 수술을 받을 당시 신씨의 소장에서 천공이 발견됐고 이로 인해 심각한 염증이 생겨 심장까지 번졌다는 내용이 담긴 아산병원 수술 기록도 함께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