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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12-20 08:52
[시애틀 문학-안문자 수필가] 크리스마스 선물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5,153  

안문자 수필가

 
크리스마스 선물

 
선물!’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 ‘크리스마스 선물!’하면 가슴까지 설렌다.

받는 것도 좋지만 누군가에게 줄 때가 더 기분 좋다. 우리 아이들이 선물을 받고 좋아서 깡충거렸을 때, 부모님이 선물을 받고 활짝 웃으며 기뻐하셨을 때, 형제들이, 조카들이, 친구들이, 친지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흐뭇한가. 받을 사람을 생각하며 이것저것 물건을 고를 때부터 신이 난다.

내가 제일 처음 받은 선물은 산타 할아버지의 선물이었다. 글쎄, 몇 살이었나? 크리스마스 날 새벽, 머리맡에 놓여있던 하얀 봉지 속의 눈깔사탕과 붕어과자의 즐거움이 엄마에게서 왔다고는 꿈에도 상상 못했다. 선물을 받은 기쁨의 첫 경험이었다

두 번째는 빨간 양말 한 켤레다. 피난시절 가족과 헤어져 혼자 피난 와 우리 집에서 같이 지낸 집사님이 산타 할아버지였다. 얹혀살고 있으니 너무 고맙고 미안해서 식구 수대로 양말을 준비했을 게다. 나는 너무 좋아 양말을 가슴에 품으며 아이 좋아라!’소리쳤다.

정성이 깃든 선물은 인생에서 기쁨을 주고받는 일 중의 하나다. 받을 사람이 기뻐하는 모습을 그려보며 예쁘게 포장하고 리본을 달아둔다. 그러나 아무리 정성이 담긴 선물일지라도 받는 사람이 맘에 들지 않거나 필요한 물건이 아닐 수가 있다

그래서 나는 선물을 주며 필요한 사람에게 주어도 돼요.’할 때도 있다. 내가 준 선물이 다시 선물로 쓰고 싶어질지도 모르니까. 나의 선물이 돌고 돌아 결국은 나에게 온다는 우스갯말도 있지 않은가.

감격스러운 선물 이야기가 떠오른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주인공, 비비안 리의 선물이다. 아름다운 배우, 비비안 리가 얼마나 배려 깊고 심성이 착한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1960년대에 우리나라에서 고아들로 조직된 선명회 합창단은 천사들의 노래로 이름을 떨쳤다. 이 합창단이 처음으로 피얼스 목사의 주선으로 연주 여행을 하게 되었다. LA의 어느 강당에서 연주를 할 때 저명인사들이 많이 왔다

그 속에 비비안 리도 있었다. 연주를 다 마치자 환호와 함께 박수가 터졌다. 주최측에서는 합창단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나누어 주었다. 박수는 선물을 나누어 주는 동안 계속 되었다

그런데, 이럴 수가! 한 개가 모자라 마지막 아이의 선물이 없게 되었으니 말이다. 당황한 주최측과 관객들이 이 난처한 일을 바라보며 술렁거렸다

이때다. 아름다운 그녀, 비비안 리가 환하게 웃으며 무대 위로 뛰어 올라오지 않는가. 그녀는 자기의 목에 걸려있던 값비싼 진주목거리를 풀어서 그 어린이에게 걸어주며 포옹을 했다. 놀란 사람들은 ‘아아,’ 감탄사를 연발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박수소리는 더 커졌다. 그런데……목걸이를 받은 어린이는 진주목거리의 가치를 모르니까 다른 아이들이 받은 인형이나 강아지를 부러워하며 두리번거렸다

그 순간 피얼스 목사가 무대로 뛰어 올라와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가 좋은 선물을 소녀에게 주기로 약속하겠습니다. 그러니 이 진주 목걸이는 팔아서 더 많은 고아들을 위해 요긴히 쓰면 어떻겠습니까?” 하고 그녀에게 물었다. 또 다시 갈채가 쏟아졌다

세계적인 명배우 비비안 리가 한국의 고아를 위해 아낌없이 내 놓은 진주목걸이는 전설처럼 기억되는 아름다운 선물이다. 고아들의 노래에 감동한 비비안 리의 큰 눈에서는 눈물이 반짝거렸다고 했다.

안씨 가족의 선물이야기도 있다. 우리 아버지가 생전에 만드셨던 크리스마스 콘서트는 9회까지만 아버지와 함께 했다. 아버지가 가셨어도 계속 되어 온 머킬티오 크리스마스 콘서트가 어느덧 20회를 맞게 되었다

감개무량하다. 어지러운 세상 속에 소망과 평화를 주기 위해 오시는 아기 예수를 축하하는 음악회다. 또한 이민자들이 몸담고 있는 고마운 미국은 우리들의 자손들에게 아낌없이 기회를 주고 있으니 이에 대한 감사의 의미이기도 하다

우리 형제들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아버지를 기리며 미 주류사회 속에서 음악으로 성탄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 있다. 해마나 우리의 정성으로 준비하여 이웃에게 베푸는 우리가족의 크리스마스 선물이다.

마음과 마음이 오가는 이 복된 절기의 주인공은 단연 예수 그리스도이다. 어떤 물질로도 환산할 수 없는 놀라운 선물, 그것은 하나님의 독생자 예수님이 가장 낮은 자리에 가난한 아기로 세상에 오신 것이다. 우리를 위해 그 자신을 주신 하나님의 사랑은 해마다 새롭게 다가온다

이 사랑을 깨닫는 것이 진정한 크리스마스의 선물일 것이다. 어려움을 당했을 때 뜻밖의 사람으로부터 위로와 함께 사랑을 받는 것, 삶의 고통과 슬픔을 서로 나누며 감사와 기쁨을 함께 하는 것, 어두움 속에서 절망하고 있을 때,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를 느낄 수 있는 그 기쁨이야말로 참된 크리스마스의 선물이 아니겠는지.

2014 12, 아기 예수가 나에게 주실 가장 의미 있고 희망이 넘치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기 위해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성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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