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그인 | 회원가입 | 2024-04-29 (월)

시애틀N 최신 기사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2021년 1월 시애틀N 사이트를 개편하였습니다. 열람하고 있는 사이트에서 2021년 이전 자료들을 확인 할수 있습니다.

시애틀N 최신 기사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대니얼 홍의 교육 컬럼

 
<하버드 가지 마라> 저자인 대니얼 홍이 교육에 대한 정보와 관점을 예리한 시각으로 제시합니다.
 
 

 
작성일 : 17-01-11 18:12
[대니얼 홍 칼럼] 공부의 뜻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3,652  

대니얼 홍(교육전문가)

공부의 끝

“대학지원서를 대할 때마다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쓸모 없는 인간이라는 느낌이 든다.

올해 미국대학에 지원한12학년 학생의 하소연이다. 그가 그렇게 느끼는 것은 학교성적이 낮아서도, SAT점수가 나빠서도 아니다

지원서가 요구하는 에세이주제를 보고 쓸 말이 없어서다. 예를 들면 “자신이 실패한 경험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으며, 그것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가?”라는 질문에“영어 중간고사에서 한번C학점 받은 것 외에는 딱히 실패한 경험이 없는데… 어째서 대학은 내가 겪어보지 못한 것만 물어보는지 모르겠다라며 고개를 떨구었다

이것은 미국대학 지원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한국의 연세대 수시전형에 지원한 학생도“우리 대학의 장점은 다양성에 있다. 자신이 지닌 배경/환경이 우리 대학의 다양성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 지를 서술하세요”라는 에세이 주제를 대하고 멘붕이 왔다고 고백했다.

대학에서 지원자에 관해 알기 원하는 것은 얼마나 많은 공부(study)를 했나가 아니라 어떤 다양한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웠나(learn)에 있다. 그런데, 10명중 8명의 지원자는 공부에 매달리고 2명은 그나마 배움을 경험한다.

공부와 배움의 차이는 이렇다. 자동차를 분해하여 모든 부속의 이름과 기능을 암기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그가 운전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암기한 것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잊혀지지만, 운전은 제대로 배워두면 평생 간다. 암기는 공부요 운전은 배움이다.

그렇다면, 공부의 끝은 무엇일까. 그것은 중국이 아닌 유럽에서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유와 직결되어 있다. 정치ㆍ문화ㆍ사상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산업혁명을 설명하는 사례가 있었지만, 최근 노스 웨스턴대학의 조엘 모커 교수는 <현대 경제의 뿌리>라는 책에서 새로운 시각을 보여 주었다

13세기 송나라 시절 중국은 세상에서 기술이 가장 뛰어났고,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는 나라였지만 두 가지 즉, 통일제국과 과거제도가 중국의 발목을 잡았다고 그는 주장했다.

첫째, 몽고를 점령한 이후 중국은 거대한 통일제국을 이루고 사람들은 중국 말을 사용하고, 중국의상을 입고, 중국음식을 먹었다. 이렇게 다양성이 없었던 중국에 비해 유럽은 달랐다

통일된 제국이 아니라, 제각기 작은 나라를 이루고, 끊임없는 경쟁을 통해서 서바이벌 게임을 치렀다. 결정적으로, 유럽에는 갈릴레오, 뉴턴, 루터, 데카르트 같이 앞서간 이론이나 체제에 반기를 들고(: 태양이 도는 게 아니라 지구가 돈다), 너는 틀렸다를 지적하는 게임 체인저가 있었다. 경쟁과 반기는 혁신을 불러왔고, 그런 혁신이 산업혁명을 가져온 것이다.

둘째, 유럽에서는 파워를 지닌 사람의 친인척이 정치 지도자가 되었지만, 중국은 과거제도를 통해 실력 있는 인재를 관료로 뽑았다. 겉보기에는 누구에게나 기회를 주는 평등하고 획기적인 제도로 보인다

그렇지만, 과거제도를 통과하기 위해 지원자가 무엇을 어떻게 준비했는가를 살펴보면 산업혁명이 중국에서 일어나지 않은 이유를 알 수 있다. 과거시험에 출제되는 중국의 고전을 달달 외우고 예상문제를 준비해서 집중적으로 연습하는 것이 준비과정이었다. 이 과정에서, 지원자는 시험을 위한 준비를 했지, 나라의 발전에 필요한 지적 호기심, 비판적인 시각, 리더십은 관심 밖이었다.

관습에 따라, 그저 공부에 몰두하면 시험에 통과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과거제도의 맹점이다. 오늘날 학생들이 배움을 저버리고 진학을 위해 시험공부에만 몰두하는 것은 과거제도 시절과 다를 바 없다. 배움이 없는 공부의 끝은 뒤쳐짐이다.


<대니얼 홍의 교육칼럼목록을 보시려면 아래를 클릭
http://www.seattlen.com/bbs/board.php?bo_table=Pro4


 
 

Total 133
번호 제   목 글쓴이 날짜 조회
103 [대니얼 홍 칼럼]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 시애틀N 2017-04-16 3310
102 [대니얼 홍 칼럼] 다 널 위해서 하는 말이다 시애틀N 2017-04-03 5117
101 [대니얼 홍 칼럼] 퇴짜 맞을 용기 시애틀N 2017-03-19 3226
100 [대니얼 홍 칼럼] 인터넷이 낳은 겁쟁이 시애틀N 2017-03-14 4836
99 [대니얼 홍 칼럼] 시녀 같은 학생 시애틀N 2017-02-27 3587
98 [대니얼 홍 칼럼] 다양한 경험은 자산이다 시애틀N 2017-02-13 3604
97 [대니얼 홍 칼럼] 인조와 트럼프 시애틀N 2017-02-05 3337
96 [대니얼 홍 칼럼] X를 원하는데 Y라는 문제가 … 시애틀N 2017-02-01 3154
95 [대니얼 홍 칼럼] 반기문보다 말랄라를 보라 시애틀N 2017-01-23 3503
94 [대니얼 홍 칼럼] 내가 하녀인가 시애틀N 2017-01-16 3398
93 [대니얼 홍 칼럼] 공부의 뜻 시애틀N 2017-01-11 3654
92 [대니얼 홍 칼럼] 어른이 된다는 것 시애틀N 2016-06-05 3972
91 [대니얼 홍 칼럼] 영화라는 자극제 시애틀N 2016-04-18 3783
90 [대니얼 홍 칼럼] 창업은 미친 짓? 시애틀N 2016-03-27 4475
89 [대니얼 홍 칼럼] 마르소, 최민수, 앨런 시애틀N 2016-03-18 3805
 1  2  3  4  5  6  7  8  9  



  About US I 사용자 이용 약관 I 개인 정보 보호 정책 I 광고 및 제휴 문의 I Contact Us

시애틀N

16825 48th Ave W #215 Lynnwood, WA 98037
TEL : 425-582-9795
Website : www.seattlen.com | E-mail : info@seattlen.com

COPYRIGHT © www.seattlen.com.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