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대표 한인 뉴스넷! 시애틀N 에서는 오늘 알아야 할 한국과 미국 그리고 세계 주요 뉴스만 골라 분석과 곁들여 제공합니다.
작성일 : 17-01-12 17:23
워크아웃 '한경희', 회생 재기? 새주인 찾기?
|
|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1,373
|
히트상품 없이 재무·경영 급반전 어려워…정상화 난망 "워크아웃, M&A로 채권회수율 제고 목적 가능성↑"
여성 벤처기업의 성공신화를 쓴 미래사이언스(옛 한경희생활과학)가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 기업 재무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영업활동을 다시 정상 궤도에 올린다면 옛 영광을 재현할 수 있다. 그렇지 못하면 재기는 불가능하고 성공신화는 막을 내리게 된다.
채권은행은 전자에 희망을 걸고 있다. 그러나 생활가전업계의 전망은 후자에 무게가 실린다. 이미 무너져 내린 재무·경영 상황을 급반전시키기 위해서는 돌풍을 일으킬만한 제품을 내놓아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이유다. 워크아웃의 방향도 정상화보다는 채권회수를 위한 새 주인 찾기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무·경영 상황 극적인 반전 쉽지 않아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사이언스의 주채권은행인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12월28일 금융감독원에 워크아웃 절차 개시를 신고하고 회계법인을 통해 정밀실사를 진행 중이다. 실사가 마무리되면 채권은행들은 재기 가능성을 따져보고 경영 정상화 방안 이행 약정을 맺고 본격적인 워크아웃을 진행할지 아니면 손을 뗄지를 결정하게 된다.
현재로써는 워크아웃을 계속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정밀실사를 통해 회사의 정확한 상태를 파악해봐야 방향을 정할 수 있지만, 회사의 경영 정상화 의지가 강하고 경영악화의 원인이 영업보다 투자실패에 있다는 점, 높은 브랜드인지도 등을 고려할 때 정상화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될 수 있으면 경영 정상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은행과 달리 생활가전업계에서는 미래사이언스의 재기 가능성을 높지 않게 보고 있다. 영업실적을 급반전시킬만한 제품 출시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생활가전업계 관계자는 "1~2개의 히트상품을 낸 뒤 그 명성을 이을 후속제품을 내놓지 못해 경영이 악화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10년 넘게 스팀 청소기로 버텨 온 미래사이언스가 스팀 청소기에 버금가는 제품을 새롭게 내놓을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미래사이언스는 2003년 스팀 청소기를 출시하고 1000만대 넘게 팔았지만, 그 뒤로는 히트상품이 없다. 화장품, 정수기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해외시장에도 진출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미래사이언스가 지난해 말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5년 감사보고서가 백지상태란 점도 정상화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다. 예년보다 8개월가량 늦게 내놓은 감사보고서에는 회사의 재무상태 등과 관련된 내용이 전혀 없다.
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자본변동표 등 감사에 필요한 자료를 받지 못해 감사를 할 수 없었다면서 감사의견을 '의견거절'로 제시했다. 재무 담당자 교체로 업무처리에 실수가 있었다는 게 미래사이언스 측의 설명이다.
최병철 파인트리컨설팅 대표회계사는 "보통 의견거절은 계속기업 불확성이 근거가 된다"며 "실적과 재무상태가 크게 나빠져 의견거절이 확실시될 때는 기업이 감사에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기업이 생존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일부러 감사를 제대로 받지 않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주요 신용평가사에 확인한 결과 미래사이언스의 2015년 자산총계는 107억원, 부채는 309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상태다. 자본잠식은 화사의 누적 적자가 늘면서 잉여금이 줄어 납입 자본금까지 잠식되는 것을 의미한다. 상장사라면 거래소가 상장폐지 조치를 할 수 있는 사유다. 2015년 영업손실은 195억원으로 2014년(71억원)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당기순손실은 2014년 83억원에서 2015년 342억원으로 커졌다.
◇"워크아웃 목적지 새 주인 찾기 될 듯"
IB 업계에서는 이런 점을 고려할 때 미래사이언스의 워크아웃이 완전한 경영 정상화보다 새 주인 찾기를 통한 채권 회수율 제고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은행들도 적자 폭이 급격히 확대돼 재무제표도 내놓지 못하는 기업이 극적인 반전을 보여주면서 살아난다는 기대를 크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워크아웃으로 기업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적당한 매수자를 찾는 게 채권회수율을 높이는 보다 합리적인 판단일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충분한 이익을 내고 빌린 돈을 모두 갚을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게 가장 좋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럴 가능성이 작아 기업을 인수하고 채무를 대신 갚아 줄 대상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채권은행이 경영 정상화를 마무리하지 않고 인수합병(M&A)을 추진하면 시장에서의 가치는 낮아질 수 있고 인수자가 담보가 없는 채무는 갚지 않아 은행은 일부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 다만 기업이 청산절차에 들어갈 때보다는 더 많은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
한경희생활과학에서 미래사이언스로 이름을 바꾼 것도 새로운 주인을 찾기 위한 포석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경희 대표의 이름은 회사를 대표하는 브랜드였고 회사의 정체성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경희란 상표를 두고 법정 다툼을 벌이기도 했을 정도로 한 대표 자신도 애착이 강했다.
이런 점 등에 비춰볼 때 한경희를 사명에서 지우고 전혀 연결 고리를 찾을 수 없는 이름으로 바꾼 것은 회사와 한경희 대표의 정체성을 분리하는 작업이란 것이다.
한 대표의 건강 이상설도 미래사이언스가 새 주인 찾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를 실어주는 근거다. 최근 생활가전 업계에서는 한 대표가 지병을 앓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 대표는 "채무상환을 미루고 이자 비용을 낮춰 재무구조를 빠르게 개선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는데 워크아웃이란 용어가 주는 부정적 인식으로 오해가 생기고 있는 것 같다"며 "2015년 실적은 미국 투자와 관련된 대손 비용 탓에 큰 적자를 냈지만, 지난해에는 손익분기점 정도의 순이익을 올렸고 올해부터는 수십억원가량의 순이익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사명 변경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면서 매각 가능성을 부인했고 건강 이상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
|
Total 22,810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