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여성 환자 가장 많아…"의지로 없앨 수 없어 치료 필요"
우울감, 의욕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는 우울증 환자가 2017년 68만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울증 환자는 여성이 남성보다 매해 약 2.1배 많았다. 잦고 급격한 호르몬 변화와 남성 중심 사회에서의 생활 등이 여성 우울증의 원인으로 분석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17년 우울증 진료 후 건강보험을 적용한 환자가 68만1000명으로 조사됐다고 9일 밝혔다. 5년 전인 2012년 58만8000명보다 15.8% 증가한 수치다.
우울증은 우울감, 의욕 저하, 흥미 상실, 수면장애 등 다양한 인지·정신·신체 증상을 일으켜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질환이다. 우울증은 일시적인 우울감과 다르다. ◇남성 중심 사회에 사는 여성 우울증↑…남성, 술 먹으며 우울증 감춰여성 우울증 환자는 45만5000명으로 남성 22만6000명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최근 5년 간(2012~2017년) 매해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2.1배가량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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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 박재섭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여성은 월경, 출산, 폐경 등에 따른 호르몬 변화가 극심해 감정의 흔들림을 경험할 가능성이 커진다"며 "육아·가사와 직장생활 병행, 남성 중심 사회에서의 생활 등 사회·가정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경험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다른 한편으로는 남성이 우울 증상의 표현을 꺼리거나 술을 마셔 우울 증상을 가리기 때문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령대별 진료 현황을 살펴보면, 70대 이상 환자가 16만6000명(24.4%)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로 60대(12만2000명, 17.9%), 50대(11만8000명, 17.3%) 순이었다. 특히 70대 이상 여성 환자는 11만6000명으로 가장 많았다.박 교수는 노인층에서 우울증을 많이 앓는 이유를 "경제력 상실, 신체 기능 저하, 각종 내외과적 질환, 사별과 같은 생활 사건 등이 노인 우울증의 원인"이라고 말했다.◇약물치료, 복용 후 2주 이상이 지나야 효과…약 꾸준히 먹어야우울증은 일시적인 우울감과는 달라 개인의 의지로 없앨 수 없어 꼭 치료가 필요하다. 우울증을 방치하면 증상이 악화돼 일상생활이나 직장생활을 유지하지 못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생각이 반복·악화돼 실제 시도로 이어진다. 박 교수는 "간혹 치료하지 않고 좋아졌다고 느끼는 환자가 있지만, 재발과 악화를 반복하는 우울증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며 "우울증을 방치했더라도 치료를 하면 호전될 수 있지만 초기에 치료한 경우보다 더 오랜 기간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울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거의 매일,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에 지속되는 우울한 기분 또는 모든 일상 활동에 흥미와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나이에 따라 청소년은 이유 없는 짜증이나 반항 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어르신은 치매와 비슷하게 보일 정도로 기억력 저하를 호소하시거나 원인을 알 수 없는 신체적 불편감이나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이러한 증상이 항상 모두 다 같이 나타는 것은 아니며, 증상 중 일부만 나타나는 경우도 흔하다. 초기 우울증일 때는 상담이나 생활습관 개선, 스트레스 관리로도 좋아질 수 있다. 우울증이 좀 더 진행된 상태에서는 약물치료 등을 진행한다. 약물치료는 주로 항우울제를 투약하고, 경우에 따라 치료 초기에는 안정제나 수면제를 함께 복용하기도 한다. 약물치료는 복용 후 2주 이상이 지나야 본격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보통 6개월에서 9개월 이상의 치료가 권장되는 만큼 꾸준히 약을 먹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박 교수는 "우울증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고 일상생활에 변화가 생기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고자 하는 생각이 있으면 우울증일 가능성이 있으니 반드시 전문가 진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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