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버노
대법관후보 청문회서 성폭력피해 여교수 생생증언
"날 겁탑하려 했던 사람은 브렛이 맞다"고 주장
“브렛(캐버노)이 날 침대로 밀치고 겁탈하려 했어요. 그가 우발적으로(accidentally) 날
죽일 것 같아 무서웠어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두 번째 연방대법관 브렛 캐버노(53)에 대한 상원 청문회가 27일 열린 가운데 캐버노 후보의 성폭력 피해를 처음으로 주장하고 나선 캘리포니아 팰로앨토 대학 심리학과 크리스틴 블레이시 포드(51) 교수가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지난해
미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를 강타한‘미투’(#metooㆍ나도
당했다) 캠페인 이후 처음으로 미투 파문에 휩쓸린 사법부 최고위직에 대한 인준 절차여서 과거와는 다른
청문회 모습이었다.
포드
교수는 지난 1982년 고교 시절 한 파티에서 만난 캐버노 후보자가 만취 상태에서 자신을 성폭행하려다
실패했다고 주장해왔다.
36년간 묻어왔던 일을 이제야 들추는 것에 대해 포드는 “법조인으로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며 망설였지만 이제는 사회적 책무를 다할 때”라고
밝혔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포드는 “날 성폭행하려던 사람은 캐버노가 맞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36년 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울먹였지만 당시 기억을 침착한
목소리로 생생하게 증언했다.
그녀는
“만취한 캐버노는 고교 파티에서 다른 친구와 함께 2층 침실로
날 밀쳐 넣고 강간하려 했다”며 “소리를 질러 아래층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포드는 “브렛은 소리지르는 내 입을 손으로 막았다. 그가 날 우발적으로 죽일
것 같아 무서웠다”며 “브렛의 성폭행 시도는 내 인생을 완전히
바꿔놨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이어 “오히려 캐버노는 친구와 함께 웃으면서 (침실을) 빠져 나갔다”고 덧붙였다.
이날
청문회에서 미 상원들은 “다른 사람과 브렛을 헷갈린 게 아니냐” “가해자가
캐버노라고 어느 정도나 확신하냐”며 포드 교수의 ‘기억력’을 의심했다. 그때마다 포드 는 “100%
확실하다”고 또렷하게 말했다.
자신을
둘러싼 ‘정치적 의도설’과 관련해 포드는 “난 매우 독립적인 사람이며, 누군가의 노리개도 아니다”라며 “난 캐버노의 행동이 내 삶을 얼마나 망가뜨렸는지 사실을 밝히고자
이 자리(청문회)에 섰다”고
밝혔다.
청문회가
열린 연방의사당 건물에는 수십 명의 성폭력 피해 생존자들이 몰려와 ‘캐버노 지명 철회’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지난해 할리우드 성폭력 고발이 잇따를
때 해시태그 ‘미투’운동을 제안했던 여배우 알리사 밀라노도
모습을 드러냈다.
캐버노
후보자는 현재까지 자신에 대한 의혹에 대해 “중상모략”이라며
부인했지만 포드에 이어 피해 폭로로 잇따르고 있다.
캐버노의
예일대 동창인 데버러 라미레스라는 여성도 1980년대 초 파티에서 그가 자신에게 성적으로 부적절하게
행동했다고 폭로했다. 청문회를 하루 앞둔 26일엔 줄리 스웨트닉이라는
여성은 변호사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고교시절이던 1980년대 초 집단성폭행을 당했으며 이 현장에 캐버노도
있었다는 충격적인 주장을 내놨다.
청문회 당일인 27일에도
2명의 여성이 성폭력 피해를 주장했다는 보도가 나와 총 5건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