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대주주 기업 내부거래 증가 추세
사조시스템즈, 지난해 비중 91% 이상…사조인터, 75% 넘어
사조그룹의 3세 경영승계가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경영권이 차기 3세 인물 한 명에게 집중되면서 내부거래가 더욱 급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상속 예정자로 알려진 장남인 주지홍씨가 대주주로 있는 기업의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이 최근 수년 째 급증하고 있으며 그룹 내 또다른 기업의 경우 91%가 넘는 곳도 있다. 이 같은 우려는 '일감몰아주기'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인데 결국 영세 납품업체들의 경쟁 기회자체를 빼앗을 수도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주 씨는 지난 4일 상속을 통해 사조오양의 보통주 3만2340주를 취득했다. 해당 지분은 지난 7월 해외 출장 도중 사망한 주 회장의 차남인 고(故) 주제홍씨가 보유하고 있던 것이었다.
장남 주 씨는 사조인터내셔널 최대주주(47.28%)다. 이 회사는 선상식자재 및 베이트(참치미끼)를 공급하는 업체다.
사조그룹은 사조산업의 전신인 시전사에 뿌리를 두고 있는 기업으로 최근 주진우 회장의 뒤를 이을 3세 경영승계 작업이 꾸준히 진행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장남인 주 씨는 지난 2006년 12월부터 본격적인 경영에 참여한 인물이며 2010년에는 만두제조업체인 사조C&F 등기임원 등의 자리를 맡으면서 일찌감치 가업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업계에선 이번 지분인수를 통해 경영승계가 가속화 될 경우 내부거래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나온다. 정부가 내부거래에 대한 '칼'을 빼들고 있는 상황이지만 주 씨가 대주주로 있는 기업의 경우 지속적으로 늘어난 과거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룹 계열사 간의 내부거래는 최근 실시된 국정감사에서도 거래공시 강화가 거론됐을 정도로 업계 안팎의 관심이 큰 사안이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내부거래에 의한 일감 몰아주기 현상을 막는다는 방침을 정한 상태다.
사조그룹 내에서도 사조인터내셔널은 내부거래를 통해 대부분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업은 최근 3년간 내부거래로만 250억원이 넘는 고정 매출을 올렸다. 지난 2010년부터 2011년 사이 50% 수준이었던 내부거래 비중은 2012년 60%를 넘어선 뒤 지난해에는 75.66%까지 급증했다. 이 매출은 사조산업, 사조씨푸드, 사조대림, 사조오양과 해외 계열사 등으로부터 주로 나왔다.
그룹 내 또다른 계열사인 사조시스템즈의 경우 비중이 더 높다. 2010년 59.52% 수준이었지만 2011년 66.49%, 2012년 91.39%까지 급증한 뒤 지난해에는 91.95%로 늘었다.
이 같은 기업들의 내부거래를 두고 최근 당국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사 간의 내부거래는 건실한 중소 사업자가 시장에서 공정하게 경쟁하지 못하게하는 등 상생기반을 훼손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