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센터, 한국 대법원에 서한 보내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사진)측이 내란음모 등의 혐의로 구속 재판을 받고 있는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등의 구명을 위해 대법원에 성명서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한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카터 전 대통령이 설립한 인권단체인 카터센터는 지난 18일 ‘대한민국 국회의원의 유죄 판결에 대한 카터센터 성명서’를 내고, 우편을 통해 한국 대법원에 발송했다. 이 성명서는 19일 헌법재판소가 통진당 해산을
결정하고 의원직 상실을 선고하기 직전 작성됐다.
카터센터는 “대한민국 현직 국회의원인 이석기 의원에 대한 서울고법의 유죄 판결을 우려한다”며
“서울고법은 추종자들에 대한 이 의원의 녹취록을 근거로 징역 9년을
선고했다”고 주장했다.
카터센터는 “현재 상고심이 진행 중인 이 소송에서 제시된 사실들의 진위에 관해 언급하지 않겠다”며 “어떤 방식으로든 대한민국 내정에 간섭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전제했다.
카터센터는 하지만 “이 의원에 대한 유죄 판결이 1987년 이전의 군사 독재 시절에 만들어진, 매우 억압적인 국가보안법에 의해 선고됐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 판결이 국제인권조약을 준수해야 하는 대한민국의 의무,
매우 성공적으로 번영한 민주주의 국가로서의 세계적 명성 등과 모순된다는 점도 주목한다”고
강조했다.
카터센터는 카터 전 대통령이 “한국이 아시아와 세계 정세에서 인권 지도자로서 필수적 역할을 확대하려면, 국보법
때문에 위험에 처한 인권에 관해 모든 한국 시민들이 온전히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논의할 수 있도록 기회가 열려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1981년 퇴임한 카터 전 대통령은 이듬해 미국 애틀랜타 에모리대에 카터센터를 설립하고 인권과
세계 보건, 갈등 해결, 선거 감시 등의 활동을 벌였다. 200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내란
사건 피고인들의 가족은 이달 초 제임스 레이니 전 주한 미국 대사의 주선으로 카터센터를 직접 방문해 탄원을 요청했다.
천주교 염수정 추기경,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영주 총무 목사,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장 등 4대 종단 최고위 성직자들은 지난 7월 서울고법에 탄원서를 내기도 했다.
이들은
“더 이상 우리 사회가 어리석은 갈등으로 국력을 소진하기보다 서로 간의 이해와 포용이 허용되는 사회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