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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12-18 14:08
[신앙과 생활] 해 저무는 창가에서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3,313  

김 준 장로(종교 칼럼니스트)

 
해 저무는 창가에서

 
모란이 피기 까지는/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김영랑의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에 있는 시구입니다.

모란이 뚝뚝 떨어지면서 봄은 지나가고, 낙엽이 소리 없이 지면서 한 해는 저뭅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 떨어지는 낙엽을 보기 전, 벚꽃이 지면서부터 가을을 느끼게 되고, 라일락 꽃이 시들면서부터 겨울의 싸늘함이 감지되는 것은 아마 연륜이 안겨주는 초조함 때문일 것입니다

봄 꽃이 만발하던 때가 불과 몇 주전 같은데, 세월은 쉬지도 않고 빨리도 달려갑니다. 붙들 수 없는 세월이기에 쏜살같이 지나가는 하루 하루, 한 해 한 해가 그렇게 아쉽고 애틋할 수가 없습니다.

저물어가는 세모의 창가에서 지난 해를 뒤돌아볼 때, 온갖 후회가 밀물처럼 밀려옵니다. 해마다 연초만 되면 습관처럼 바라는 것은, ‘금년에는 후회될 일 남기지 말고 살아야지…’하며 후회 없는 삶을 다짐하지만 지나고 보면 이것도 후회되고 저것도 후회스럽습니다. 이런 잘못도 저질렀고 저런 실수도 범했습니다.

무엇보다도 하나님께서 나에게 무엇인가를 기대하시면서 주신 이 생명과 건강으로 그 기대하심에 부응하지 못하고 산 것이 너무나 부끄럽고 후회스럽습니다.

또한 생각할수록 뭉클뭉클 솟아오르는 감사의 정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주님은 그 무엇보다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고 살게 되면 우리들의 의식주는 저절로 따르게 된다고 하셨는데,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주님이 기대하시는 그 선행(先行) 조건을 이행한 기억이 없는데도 나에게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의식주를 1년 내내 풍족하게 공급해주신 그 은혜를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가 있겠습니까.

하지만 그보다 더 큰 감사가 있습니다. 나로 하여금 지난 1년 동안도 꼬박꼬박 주의 전을 출입하면서 하나님과 기도로 대화하고, 찬송 불러 감사하고, 말씀에서 은혜 받으며 신앙의 궤도를 벗어나지 않도록 꼬옥 붙들어 주심에 대한 감사입니다

주님은 나를 사랑의 줄로 단단히 매시고는 잠시라도 주님 곁에서 멀어질 때마다 주님 곁으로 끌어 당기십니다. 그처럼 주님께 매인 바 된 속에서 나는 진정한 자유를 누렸습니다.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 내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8:31~32)라고 말씀하신 그 자유였습니다.

지난 해에도 예년과 다름없이 우리에게는 기쁜 일, 슬픈 일, 즐거운 일, 괴로운 일들이 교차했습니다. 그 모든 희로애락이 누구에게나 찾아오고 또 찾아와야 하는 이유는, 거기에 우리를 연단시켜 정금 같은 인격체로 변화시키시려는 하나님의 깊으신 섭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통과하는 역사에는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이 있고, 역사는 절대로 그 과정을 건너뛰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개개인의 인생 과정에도 지름길은 없습니다

밟아야 할 것 다 밟고, 겪어야 할 것 다 겪는 그 여정 속에 순탄한 때도 주시고 힘들고 어려운 시련의 때도 주시면서 우리를 최후 승리의 길로 이끌어 가십니다.

직장 문제로, 사업의 실패로 극심한 경제난을 겪었습니까. 그 때문에 자고(自高)하지 않는 겸손을 배울 수 있지 않았을까요. 뜻하지 않는 질병으로 근심의 나날을 보냈습니까. 그 때문에 건강한 몸으로는 깨달을 수 없는 하나님의 깊은 은혜를 체험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그 밖에도 잠을 이룰 수 없이 아팠던 마음의 상처들, 울어도 울어도 가시지 않는 슬픔,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오직 하나님 만이 아시는 깊은 고뇌의 밤을 지새웠습니까. 그 아픔 속에서 우리의 믿음이 자랐습니다. 천만금보다 귀한 믿음이 그 고통, 그 슬픔, 그 모든 역경과 고난을 지불하면서 성큼 높다랗게 자란 줄을 아십니까.

생각해보면 어느 것 하나 감사하지 않은 것이 없고 은혜 아닌 것이 없습니다. 이것도 감사했고 저것도 감사했습니다. 이것도 은혜였고 저것도 은혜였습니다. 어떠한 환경과 처지에서도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은 변함없이 우리 안에서 역사하셨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이 다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총이심을 새삼 깊이 깨달으면서 저물어가는 세모의 언덕을 바라보며 한없는 감사와 찬송을 드립니다.

**김 준 장로의 <신앙과 생활>을 추가로 보시려면 아래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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