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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3-10 14:22
[신앙과 생활] 보고 싶고 듣고 싶어라-김 준 장로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3,588  

김 준 장로(칼럼니스트)


보고 싶고 듣고 싶어라

 
625 이전에는 38선 이남이더니, 625 이후로는 휴전선 이북이 되어 오고 가지 못하는 한 많은 내 고향. 3면이 바다로 둘려 있는 황해도 옹진반도. 고향을 떠난 지 어언 60여년, 세월이 갈수록 추억은 더욱 더 새로워지기만 하는 곳.

조용히 고향을 불러보면 언제나 가슴이 후끈후끈 그리움이 저며 든다. 70호 마을에 인정어린 훈기가 가득하던 곳. 언제나 어머니의 따스한 사랑의 품이 기다리던 곳. 천진난만한 동화의 시절이 간직되어 있는 곳. 하늘도, 땅도, 바다도, 산천초목도, 해도, 달도, 강도, 호수도, 모두 다 어우러져 나를 잉태하고 출산하고 양육한 생명의 보금자리.

포도알 만한 형형색색의 조약돌이 질펀하게 깔려 있던 그 고향 해변을 맨발로 걸으며 조약돌이 주는 간지러운 촉감을 느껴보고 싶다. 그 해변으로 넘실넘실 밀려오던 하얀 파도, 그 파도소리가 듣고 싶다

뒷산 언덕에 오르면 저 멀리 수평선상에 정다운 3형제처럼 그림같이 떠있던 백령도ㆍ대청도ㆍ소청도, 그 파아란 섬들이 보고 싶고, 그 주변을 떠다니던 돛단배들이 보고 싶다.

봄이 오면 마을을 빙 둘러쌓은 야산에 만발하게 피어나던, 꽃 병풍 같던 화려한 진달래꽃이 보고 싶다. 해마다 5월이면 우리 집 장독대 옆에 어김없이 피어나던 탐스러운 함박꽃이 보고 싶고, 뒤뜰의 큼직한 배나무에 배꽃이 만발할 때, 밤이면 그 배꽃 위에 달빛이 곱게 머물던 그 정경, 그 이화(梨花)의 월백(月白)이 보고 싶다.

단오절이면 온 부락민들이 모인 앞에 그네에 올라 아롱진 치맛자락을 날리며 푸른 창공을 훨훨 날던 예쁜 누나들. 나는 이렇게 늙었지만 지금도 변함없는 아가씨로 그네를 타고 있을 것만 같은 그 누나들이 보고 싶다.

여름이면 사방에서 울려 퍼지던 구성진 매아미의 소리가 듣고 싶고, 밤이면 논과 냇가에서 울어대던 개구리들이 볼멘듯한 꽥꽥 소리가 듣고 싶다. 초저녁, 앞동산 소나무 가지들 사이로 살금살금 소리없이 떠오르던 둥근 고향 달이 보고 싶다.

우리 어린이들의 천연 해수욕장이던 잔잔한 남쪽 해변에서 알몸으로 뛰어 놀던 어린 개구쟁이들의 물장구치던 모습이 보고 싶다

밤이면 마당에 펴놓은 멍석 자리에 누워 모닥불에 구운 옥수수를 먹어가며 견우 직녀를 바라보고, 은하수를 타고 소리없이 흘러가던 반달과 함께 멀리멀리 떠나가던 그 꿈 같은 동심의 세계를 다시 한번 누려보고 싶다.

높은 포플러 나무에 집을 짓고 드나들며 짖어대던 맑고 상쾌한 까치 소리가 듣고 싶고, 처마 밑에 집을 짓고 사람과 동거하며 새끼들에게 먹이를 날라주던 사랑스럽고 귀여운 제비들이 보고 싶다.

배를 타고 고향을 마지막으로 떠나던 날, 가물가물 사라지던 그 고향산천이 이렇게 영영 다시 못 볼 꿈의 고향이 될 줄이야 누가 상상이나 했으랴!

철없는 코흘리개들을 모아 놓고 노래를 가르치던 작은 예배당. 그 예배당에서 나에게 예수님을 가르쳤다. 예수님이 날 사랑하신다고. 엄마사랑보다도 더 큰 사랑이라고. 믿어지진 않았지만 그래도 나는, “예수 사랑하심은 거룩하신 말일세…”찬송은 잘 불렀다.

그 예수님이 이제 나에겐 그냥 예수님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 구세주로 변하셨다. 그 그리스도가 나를 꼬옥 붙드시고 영원히 동행하시마 약속하신다. 나도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즐거울 때나, 괴로울 때나, 생전에나, 사후에나 그리스도와 영원토록 하나되겠다고 다짐한다.

그리스도를 내 안에 잉태시킨 고향의 그 작은 예배당, 그 안에서 부르던 찬송소리, 예쁜 여선생의 하얀 손끝으로 울려주던 풍금소리.

예수사랑 하심은 거룩하신 말일세 우리들은 약하나 예수권세 많도다.” 그 찬송소리, 그 풍금소리가 듣고 싶다.

**김 준 장로의 <신앙과 생활>을 추가로 보시려면 아래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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