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글로브ㆍ뉴욕타임스“언론인은 적이 아니다”
워싱턴포스트, LA타임스, 시애틀타임스 등은 동참 안해
미 전역
신문사 350여 곳이 1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적대적 언론관을 비판하는 사설(社說)을 일제히 실었다.
언론 자유가
발달하고 개개인의 독립성을 중시하는 미국에서 이처럼 대규모의 신문이 일제히같은 주제로 사설을 연대 게재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번 사설 연대는 보스턴글로브와 뉴욕타임스가 주도했다.
보스턴글로브는 16일 ‘언론인은 적이 아니다’(Journalists are not the
enemy)라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언론을 ‘국민의 적’으로
규정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정면 반박했다.
이 신문은
“부패 정권이 국가를 떠맡을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자유 언론을 국영 언론으로 바꾸는 일”이라며 “미 대통령이 행정부의 정책을 지지하지 않는 언론을 겨냥해
‘국민의 적’이라는 주문을 외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2대 대통령을 지낸 존 애덤스가 “언론의 자유는 자유 보장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던 점을 상기시키면서 “미국의 이런 근본적
원칙이 오늘날 심각한 위협 아래에 놓여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보스턴글로브는
각 신문사 편집국과 연락을 취해 ‘자유 언론에 반대하는 더러운 전쟁’을
비판하는 사설을 16일 게재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자유로운 언론에는 당신이 필요하다(A FREE PRESS NEEDS YOU)’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반 언론 정책에 저항하는 움직임에 동참해줄 것을 촉구했다.
뉴욕타임스는
제3대 대통령이 된 토머스 제퍼슨이 1787년에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쓴 유명한 말인 “신문 없는 정부와 정부 없는 신문 중에서 하나를 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후자(정부 없는 신문)를 택하겠다”라고 한 말을 내세웠다.
언론이 잘못하거나 사실을 축소 또는 과장
보도하는 것을 비판하는 건 타당하지만, 기자와 편집자도 실수할 수 있으며 그걸 바로잡는 게 이들의 일인데
자신이 달가워하지 않은 사실을 ‘가짜뉴스’라고 주장하고 언론인을
‘국민의 적’이라고 부르는 건 민주주의에 치명적으로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사설면 전면에 주요 신문사별 사설의 요지를 실기도 했다.
세인트루이스의
포스트 디스패치는 언론인을 적으로 표현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대응으로 언론인들이야말로 ‘가장
진실한 애국자들’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사설 연대’가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 월스트리트저널(WSJ), LA타임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물론 시애틀타임스도 이번 사설연대에 불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칼럼을 통해 "사설연대가 역설적으로 언론의 독립성에 어긋나는
것일 수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 또한 자유롭게 발언할 권리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