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1일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했다. 김 제1비서는 이날 신년사에서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해 주목된다.(조선중앙TV 캡처) 2015.1.1/뉴스1 © News1 서재준 기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올해 신년사를 통해 '남북 정상회담' 까지 언급하고 나섬에 따라 한동안 북한의 대대적인 대화공세가 예상된다.
김 제1비서는 이날 신년사에서 "남북이 올해 대화 및 교류를 통해 관계 대전환, 대변혁을 가져와야 한다"며 "최고위급 회담도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김 제1비서는 또 "우리는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대화를 통하여 북남관계를 개선하려는 입장이라면 중단된 고위급 접촉도 재개할 수 있고 부문별 회담도 할 수 있다"며 "대화와 협상을 실질적으로 진척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해 올해 남북 간 대화의 폭을 크게 넓힐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이 같은 입장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 마련'을 언급한 것에 비해 한발 더 나간 적극적 유화공세로 풀이된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3년상을 마친 김 제1비서가 직접 육성으로 읽은 신년사에서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언급한 것은 주목할 부분이다.
물론 이날 신년사에서 우리 측의 한미합동군사훈련에 대한 부정적 언급과 '흡수통일'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언급도 있었으나 이는 예년과 비교했을 때 크게 두드러지는 수준은 아니다.
북한에서 신년사가 한해의 각종 정책들에 대한 최고지도자의 의중을 담아 그 기조를 정한다는 점에서 이번 신년사에 대한 평가는 '남북관계 개선 움직임'의 본격 추진이라고까지 평가할 수도 있다.
통일부 당국자도 "보수적으로 봐도 6대4 정도로 대화를 통한 남북관계 개선에 무게가 실려있다고 할 정도로 구체적인 언급들이 있다"며 "전반적으로 북한의 태도가 대화기조로 상당기간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다만 북한이 신년사에서 '체제대결'이나 '고위급 접촉을 재개할 수 있다'고 언급한 점 등은 북한이 벌이는 일종의 기싸움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김 제1비서가 '고위급 접촉 재개'를 언급하고 나선 것은 북한이 '흡수통일 기구'라고 비난하고 있는 통일준비위원회가 지난달 29일 제의한 '남북 당국간 대화'에 대한 역제의로 해석될 수 있다.
한 북한 전문가는 "북한이 통준위 차원의 회담 제의보다는 청와대 채널에 더 관심이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제1비서는 이날 특히 "자기의 사상과 제도를 상대방에게 강요하려 해서는 언제가도 조국통일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우리는 우리의 체제를 강요한 적이 없다, 남조선 당국도 상대방의 체제를 모독하고 동족을 모해(謀害)하는 움직임을 그만두어야 한다"고 언급해 우리 측의 대북정책 기조 전환을 촉구하기도 했다.
또 북한이 국제사회의 인권 압박 등을 회피하기 위한 '명분 쌓기'로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공세적 대화 스탠스를 취했을 뿐이라는 부정적 관측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우리 측의 제의를 수정해 역제의하는 등 대화 자체에는 적극적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보다 더 구체성 있게 남북관계 개선 의지가 나왔다"며 "북한이 공세적으로 후속 대화제의를 해올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도 "남북관계를 풀어야 경제문제를 풀 수 있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며 "중국, 미국과의 관계 등에서도 개선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제2차 고위급 접촉은 물론 지난 2013년 한차례 무산됐던 남북 장관급 회담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론 지난해 10월 인천에서 성사된 수준의 고위급 채널이 보다 선명하게 구축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