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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7-19 11:48
[신앙과 생활] 어느 추모사를 읽고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4,659  

김 준 장로(칼럼니스트)
 

어느 추모사를 읽고
 

여러해 전 작가 C(61)가 친구인 신문사 논설위원 J(60)를 여의고 나서 신문에 쓴 추모사가 인상 깊어 다시 한 번 음미해보고 싶었습니다.

평소, 같은 문인들로서 사상이 같고 뜻이 통하던 절친한 친구를 먼저 저 세상으로 보내는 C 작가의 추모사는 읽는 이의 마슴 속에 애절한 여운을 깊이 남겨주었습니다.

“…한국인 남자 평균 수명이 78세라는데, 60, 그걸 나이라고 살다 가셨습니까. 그 짧은 생을 살다 가실려고 그렇게 많은 공부를 힘들여 하셨습니까….J형의 그 해박한 지식이 너무나 아깝고 아깝습니다.”

평균 수명을 무시한 채 예고 없이 찾아오는 것이 인간의 죽음입니다. 나도 약 20년전, 그렇게도 선량하고 진실하고 신실한, 나에게는 가장 소중했던 친구 H(55)를 잃었던 가슴 아픈 경험 때문에 C작가의 추모사는 내 가슴을 울렸습니다.

C작가가 60세에 떠나간 친구를 향해, “…60세 그걸 나이라고 살다 가셨습니까라고 탄식 어린 원망을 토로했듯이 나도 친구 H씨의 죽음에, “55, 그걸 나이라고 살다 가셨습니까라고 마음껏 원망의 투정을 부리고 싶었습니다.

하나님은 그의 마음에 합한 사람, 흠 없고 착한 사람을 먼저 데려 가신다는 그 속설이 나에게는 사실로 믿어집니다.

왜냐하면 앞에서 말한 친구 H씨의 죽음이 그러했고, “만일 이 세상에 참된 크리스천이 없다면 내가 그 최초의 참 크리스천이 되리라라고 결단한 후 약혼녀와도 파혼을 하고 단독자로서 하나님 앞에 섰던, 43세에 세상을 떠난 철학자 키에르케고르의 죽음이 그러했고, 고전중에 고전이요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팡세>의 저자로 39세에 생을 마감한 파스칼의 죽음이 그러했고,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살고자 칼날 같이 예리한 신안 양심 위에 서있다가 27세에 요절한 윤동주 시인의 죽음이 그러했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그 분들이 세상을 떠나던 그 때가 그들의 일생 중 가장 아름답고 숭고한 생의 절정에 있었기에 하나님이 부르시기에 최적의 때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추모사는 계속 되었습니다. “…평소에, ‘내가 죽으면 내 관을 운구해줄 친구나 사귀어 놓았는지 모르겠어…’하시던 J. 지금 J형의 관을 운구해줄 친구가 너무나 많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관을 운구해줄 친구란, 상징적인 말로써, 진심으로 자신의 죽음을 애도하는 친구, 그래서 마음으로부터 우러나는 진정한 눈물을 흘려줄 친구를 말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사후에 운구해줄 친구가 얼마나 있느냐 하는 것은 그 생의 무게와 가치를 가늠하는 기준이 되지 않을까요

덕불고(德不孤)라는 말처럼 평소에 덕을 많이 베푼 사람은 생전 만이 아니라 사후에도 외롭지 않을 뿐 아니라 후대에 까지도 그 음덕의 영향이 길이길이 미치는 법입니다.

추모사의 끝부분입니다. “…나이 한 살이라고 더 먹은 나의 관을 J형이 들어주셔야지 어떻게 J형의 관을 저로 들게 하십니까…?” 순서가 뒤바뀐 죽음. 한살 더 젊은 친구의 죽음을 한탄하며 부르짖는 애절하고 숙연한 우정의 표현이 아니겠습니까.

죽음은 나이 순서대로 오는 것도 아니고 그 어떤 서열에 따라 오는 것도 아닙니다. 노인보다 젊은이가 먼저, 형보다 아우가 먼저, 심지어 부모보다 자식이 먼저 떠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이 있습니까. 그러기에 불시에 찾아오는 그 죽음을 언제나 저 멀리 있는 것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것만큼 어리석고 위험한 생각은 없을 것입니다.

사람이 현세와 육신을 위해서는 몇년 혹은 몇십년 후를 대비하며 필요한 준비를 한다고 해도, 내세와 영혼을 위해서는 언제나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종말론적 신앙을 품고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사실, 우리의 일생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을 향해 가면서 죽음을 준비하는 긴 여정이 아닐까요. 그 준비는 현세를 위한 것만이 아니라 사후에 누릴 영원한 나라로 입적(入籍)하는 길을 찾는 것이요, 그 준비를 철저히 하는 사람은 영생을 준비한 사람답게 죽을 수 있을 것입니다.


**김 준 장로의 <신앙과 생활>을 추가로 보시려면 아래를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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