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디지털 여풍③]
스마트폰 도입 경험한 20대, 구매력 갖추면서 '모바일 쇼핑족'으로 변화
이제는 쓰는 주부 아닌, 버는 주부…앱으로 홍보 '눈길'
주부 나현수(35·여)씨는 마트나 시장을 가기 전에 제품을 사용해본 소비자 단체나 다른 주부들이 작성해 놓은 상품평 등을 확인하기위해 먼저 스마트폰을 켠다. 마트에 가서는 스마트폰을 꺼내 제품의 바코드를 찍어 '불량식품' 여부를 확인한다.
식당을 운영 중인 주부 신은영(32·여)씨는 일을 하다가도 한 번씩 의자에 앉아 스마트폰을 들여다 본다. 사야할 물건이 생각나면 스마트폰으로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고르고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제하는 것이다.
육아와 식당 일을 함께 하는 신씨에게 분유와 물티슈, 양말 등 육아용품을 직접 사러갈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이 늘면서 스마트폰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상품 구매부터 제품 비교와 평가에 이르기까지 30~40대 젊은 주부들이 주도하는 '모바일 소비문화'가 대세가 되고 있다. 스마트폰 도입 초기, 20대였던 이들이 경제력을 갖추면서 왕성한 모바일 쇼핑객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소비문화를 주도하고 있는 주부들이 강력한 모바일 구매파워를 누리면서 스마트폰 앱의 지형도도 바꿔놓고 있다.
나씨의 경우처럼 젊은 주부들의 '똑똑한 소비'를 돕는 앱도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012년 한국소비자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위탁받아 운영 중인 '스마트컨슈머' 앱이 대표적이다. 11월2일 현재까지 총 5만1500여건이 다운로드됐다.
이 앱은 주부 등 소비자들에게 비교제품의 회사와 브랜드명, 제품에 대한 평가 등 정보를 제공 중인데 소비자가 직접 해당 제품을 평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금까지 등산화, 다운점퍼, 유모차, 제습기, 도시락, 여행용 가방 등 다양한 제품이 평가됐으며 발암물질이 발견된 청바지의 전량 회수라는 성과를 이끌어 내는 등 제품에 따라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안전한 먹거리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마트나 시장에서 소비자가 직접 불량식품을 판별해낼 수 있는 앱도 개발됐다.
일명 '불량식품 판독기'로 식품 포장지에 프린트된 바코드 정보를 스캔해 식약처(MFDS)에서 공고한 불량식품인지 알아보는 앱이다.
주부들에게 중소기업의 우수제품을 소개하고 홈쇼핑 개념의 공동구매를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폰쇼핑 서비스'도 눈길을 끈다.
이 앱은 2~3개 오픈마켓에서 최저가를 검색한 후 제일 낮은 가격을 판매가로 책정한 뒤 추가 포인트 등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어 주부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경제활동을 하느라 마트나 시장에 가기 힘든 주부를 위한 앱과 상품도 다양해지고 있다.
우선 소셜커머스 앱에서는 아동용 셔츠, 시리얼, 캐릭터 칫솔, 물티슈 등 육아용품과 직화냄비, 섬유유연제 등 주방·세탁용품 등까지 다양한 상품을 시중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 중이다.
한 소셜커머스에서는 아예 출산·유아, 생활·주방, 식품 등 상품을 2만원 이상 구매하면 5000원 짜리 할인쿠폰을 지급하면서 주부 고객들을 유치하고 있다.
'순한 것만 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이란 문구로 아기용 로션을 소개하며 주부들의 클릭을 유도하는 곳도 있었다.
육아를 하면서도 자신을 꾸미는 데 소홀하지 않은 주부를 겨냥한 쇼핑몰도 성업 중이다.
대부분 앱은 '알뜰한' 주부들의 소비문화에 따라 파격적인 할인행사와 무료배송에서부터 회원가입 즉시 이용가능한 할인쿠폰 지급, 출석체크 및 후기 작성시 포인트 지급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씨는 "컴퓨터처럼 장소가 한정돼 있지 않아 어디서나 주문이 가능해 시간이 부족한 주부들들한테는 스마트폰만한 마트가 없다"며 "소셜커머스와 쇼핑몰 등 사이트를 주로 이용하는데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반대로 스마트폰 세상을 이용해 돈을 버는 주부들도 있다.
주부 김모(40)씨는 포털사이트에 카페를 개설한데 이어 최근 앱까지 만들어 국과 찌개, 반찬 등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씨는 지난 2010년부터 춘천지역에서 40대 주부인 친구 2명과 함께 반찬가게를 운영 중으로 처음에는 신문에 광고를 내다가 이후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카페를 통해 홍보했다.
김씨는 "최근에는 주부들도 스마트폰을 능수능란하게 다룰 줄 알아 새로운 형식의 홍보방법을 선택하게 됐다"며 '대박'을 기대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