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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12-11 08:26
[시애틀 수필-장원숙] 겨울 낭만
 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3,146  

장원숙 시인(워싱턴주 기독문인협회 회원)

겨울 낭만

오래 전 눈 내리는 어느 날, 나 홀로 겨울여행을 떠났었다. 

가도 가도 방해받지 않을것 같은 눈내리는 지평선을 향해 하얀 눈 속을 가르며 기차를 타고 가다가 모닥불 피어오르는 간이역에 내려 지친 몸 쉼터가 될 것 같은 공간에서 커피 한잔 마시며 힐링할 수 있을 때 그것이 진정한 겨울여행의 멋이요, 낭만이었다. 

물안개를 따라 새벽을 깨우며 외로운 나그네의 발걸음을 재촉해서 고독이 물결치는 겨울바다 를 향해 젊은 날의 꿈과 사랑을 섞어버린 검푸른 바다의 추억을 따라 갔다. 

오묘한 겨울바다의 매력에 이끌려 나는 해변의 길을 걸으며 낭만에 취해 있었다. 겨울바다는 여름바다와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어, 고독한 눈길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부둣가에 앉아 갈매기떼들에게 먹이를 던져주고 북적대는 시장 사람들과 정답게 대화하며 혀를 만족시키는 겨울 생선회도 음미했다. 

밤에는 파도소리 들으며 시를 쓰고, 희미한 등불 아래 감사 기도를 드리며 아침에는 겨울낭만이 서려 있는 등대에 기대어 바다와 마지막 이야기를 나누며 내 몸에 힐링을 가득 채우고 돌아왔다. 

겨울의 상징은 눈오는 날이다. 눈이 없는 겨울은 겨울의 의미를 잃는다. 그러나 지나친 폭설은 운전하는 데 지장을 주지만, 그래도 눈은 겨울의 멋이요 낭만이다. 

그런데 고맙게도 십이월이 오기 전에 시애틀에 첫눈이 내렸다. 많이도, 적게도 아닌 눈이 내려 나는 아침에 일어나서 커텐을 열며 나도 모르게 “눈이다!” 하며 소리쳤다. 

이렇게 눈은 사 람들의 마음 속에 신비의 대상이다. 첫 눈은 더욱 그러하다. 눈 내리는 창가에 앉아 있노라면, 그리운 사람들이 떠오르고, 아련한 첫사랑도 떠오르는 추억에 사로잡히는 낭만적인 날이다. 어떤 사람들은 스키장으로, 어떤 사람들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눈오는 날을 즐긴다. 

겨울은 사계절중에 가장 추운 계절이지만, 입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입김처럼 마음은 한없이 따뜻한 계절이다. 두툼한 코트를 입고 눈길을 걸어 가노라면, 가을 만추길을 걸을 때 보다 더 깊은 낭만에 빠진다. 

특히 인류의 빛 되신 그리스도께서 이 계절을 택하여 오셨다는 점이다. 온 세계가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날도 12월 25일이다. 거기에다 눈까지 내리면, 사람들은 들뜬 마음으로 거리로 쏟아져 나올 것이다. 어떤 외국인 (네팔인)에게 한국의 인상을 물었더니 “눈 오는 날” 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일생동안 눈을 보지 못하고 살다보니, 눈오는 날이 신기할 것이다. 이렇게 지구촌 한쪽에서는 눈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는데, 우리는 사계절이 뚜렷한 시애틀에 살고 있으니 얼마나 큰 축복 속에 살고 있는지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다른 주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폭설, 폭우, 폭풍, 그리고 지진 등으로 많은 사람들의 고통소리가 들려오는데, 시애틀은 큰 일없이 무사히 지날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눈 오는 날이면, 시를 써서 누군가에게 보내고 싶은 날이다. 또한 눈 오는 날은 내 영혼을 정화시켜주는 기쁨도 선사받는다. 

이 기쁨으로 우정을 나누고, 사랑을 나눌 수 있는 멋진 겨울로 살고 싶다. 겨울은 평안과 쉼이 있는 계절로 지친 영혼들에게 힐링을 안겨주는 계절이다.

저 울려퍼지는 평화의 종소리를 들으며, 눈처럼 희고 깨끗한 아름다운 겨울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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