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웨어러블 기기 '삼성 기어S'를 착용한 모습. 삼성 기어S는 스마트폰과 연동해서 쓸 뿐 아니라 스마트폰이 주변에 없을 때도 3G 이동통신, 와이파이 등의 통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이다. (삼성전자 제공) 뉴스1>
['웨어러블'기기 시대]① 스마트밴드·워치 등 출시…융합 서비스 창출 기대
조깅을 하고 있는 딸에게 엄마가 전화를 건다.
엄마: "너는 정신을 어디다 두고 다니세요?" 딸: "왜? 나 지금 운동 중이야. 왜 왜 왜" 엄마: "너 또 핸드폰 두고 갔어" 딸: "엄마, 지금 나랑 통화 중이시거든요?" 엄마: "뭐야, 어 그렇네. 야! 근데 너 전화 어떻게 받냐?"
국내 한 이동통신사 광고의 한 장면이다. 스마트폰을 휴대하지 않아도 통신모듈이 탑재된 웨어러블(Wearable) 기기를 통해 음성통화는 물론 문자, 데이터 서비스가 가능함을 보여준다. 이러한 웨어러블 기기는 '신체에 부착해 컴퓨팅 행위를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지칭하는 것으로 최근 시계, 밴드, 안경 등 다양한 형태로 우리의 일상생활에 침투하고 있다.
◇스마트밴드·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 '봇물'
시장조사기관 IDC는 전 세계 웨어러블 기기 출하량이 2013년 629만대에서 오는 2018년에는 1억1190만대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2013년과 2014년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들이 등장하면서 시장 성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대중들의 인기를 가장 많이 얻은 웨어러블 기기는 손목에 착용하는 밴드형 웨어러블 기기인 스마트밴드다.
스마트밴드가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애플과 나이키의 '나이키 퓨얼밴드'가 등장하면서 부터다. 이후 핏빗(Fitbit), 조본(jawbone), 샤인(Shine) 등을 중심으로 유사제품이 쏟아져 나왔고, 싸구려 중국 제품까지 가세하면서 스마트밴드의 가격은 100달러대에서 20달러대로 낮아졌다.
스마트밴드와 함께 대중들의 관심을 끈 또 다른 웨어러블 기기는 시계형의 스마트워치다. '스마트워치'는 2012년 소니가 동일 제품명으로 사용하며 가장 먼저 선보였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삼성전자 역시 애플보다 앞선 2013년 '갤럭시 기어'를 내놨으나 실패를 맛봐야 했다. 이후 지난해 구굴의 '기어 라이브', LG전자 'G워치', 모토로라 '모토360' 등이 잇따라 출시됐지만, 여전히 스마트워치는 일부 얼리어답터(early adopter)들 사이에서만 사용되고 있다.
스마트밴드와 스마트워치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들이 등장했지만, 그나마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구글의 안경형 웨어러블 기기 '구글 글래스'가 유일하다. 그러나 '구글 글래스' 또한 불편한 디자인, 배터리 사용시간 등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은 프로토타입(시제품)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김석기 오픈웨어러블스 대표는 "최근 운동복, 반지, 신발, 장갑 등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가 출시됐지만, 그 어떤 제품도 시장을 선도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초기 주류시장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두 손 자유롭게'?…두손 다 써야하는 불편함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들이 시장에 나오고 있지만, 대중화에 가장 걸림돌로 꼽히는 것은 '사용성'이다. 전문가들은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된 기술들이 고성능의 스마트폰과 견줘 전혀 손색이 없지만,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가령 스마트워치의 경우 크기가 제한된 화면에서 정보가 다 보이지 않아 스크롤을 해야 한다거나 메뉴를 선택하거나 설정을 바꿀 때 여러 번의 터치를 거쳐야 원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번거로움이 있다. 두 손을 자유롭게 해준다던 웨어러블 기기가 오히려 두 손을 다시 손목 위로 집중시키는 역설적인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웨러러블 기기만 놓고 보면 성능의 문제는 전혀 없다"며 "디스플레이스 한계와 입력인터페이스의 불편함 등 사용성의 문제는 웨어러블 기기의 확산을 가로막고 있다"고 말했다.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할 수 있는 킬러 애플리케이션(앱)의 부재도 풀어야할 숙제다. 시장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스마트워치, 스마트밴드 등은 기본적인 음성통화, 문자 송수신, 알림 기능 외에도 심박이나 체온 등의 생체 정보를 센싱하는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생체 정보 센싱을 통한 건강관리는 웨어러블 기기의 필수 기능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건강관리 기능이 모든 웨어러블 기기 이용자들을 만족시키기에는 무리가 있고, 이러한 한계를 벗어나지 않으면 웨어러블 기기의 확산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강현지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조기 상용화 가능한 웨어러블 기기의 첫 적용분야는 건강관리가 될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라며 "하지만 대부분의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건강 지표 측정은 큰 의미가 없다. 웨어러블 기기들이 제공하는 기능에 대해 이용자들이 특별한 효용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웨어러블 기기 통한 융합 서비스 창출이 과제
웨어러블 기기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들이 많지만, 여전히 시장에서는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어낼 차세대 성장동력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이러한 관심은 웨어러블 기기 하나만을 놓고 보는 것이 아니라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Cloud), 빅데이터(Big Data) 등과 연계되어 다양한 융합 서비스가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웨어러블 기기의 센싱 기능은 빅데이터의 수집과 활용, 클라우드컴퓨팅을 통한 분석, 이에 따른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 등의 순환 구조를 가능하게 만들어 새로운 유형의 서비스가 창출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심어준다. 거기다 IoT와 연계한 스마트홈, 스마트자동차 서비스 등도 실현 가능한 서비스로 분류된다.
심수민 KT경제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센싱 기능과 스마트폰의 지능화된 위치정보 수집 기능을 연계해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하면 사용자 상황에 맞춤화된 서비스 구현이 가능하다"며 "기업 영역에서도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할 수 있어 활용도는 무한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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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 9월 3일(현지시간) 웨어러블 기기인 "기어S"를 공개했다. © News1 서송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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