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존 最古 육아일기 문화재 지정사전심의 통과…백범 유묵, 국가 등록문화재 신청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육아일기책 '양아록'(養兒錄)이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된다.
약 500년전 조선시대의 가정교육은 물론 생활풍속을 엿볼 수 있는 미시사(microhistory) 자료가 정식 문화재로 인정받는 것이라 의미가 있다.
서울시는 지난달 19일 열린 시 문화재위원회 동산문화재분과에서 양아록이 문화재 지정 사전심의를 통과했다고 7일 밝혔다.
양아록은 조선 중기 문신인 묵재(默齋) 이문건(李文楗·1494~1567)이 경상도 성주 유배 시절 쓴 일기형식의 글로 현존 최고(最古)의 육아일기다.
58세 되던 해에 태어난 손자 이수봉(1551~1594년)이 16세(1566)가 될 때까지의 양육 과정을 일기 형식으로 기록했는데 거의 전해지지 않는 조선시대의 육아와 자녀교육, 출산풍속 등 사대부의 생활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자료로 독보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양아록을 쓴 이문건은 가장 오래된 한글 비석인 노원구 중계동 '한글 고비'를 쓴 인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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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아록 서문(제공:서울시)© News1 |
저자는 서문에 "내가 할 일이 없어서 기록한다"고 쓰고 있지만 말미에 "손자가 장성하여 이것을 보게 되면 할아버지의 마음을 알게 되리라"고 해 손자 양육에 큰 관심을 가졌음을 알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약 500년전 조선 양반가에서 아이를 기르는 모습, 생활상을 상세히 기록해 역사적인 가치가 높고 내용도 매우 흥미롭다"며 "양아록을 시 유형문화재로 지정한 뒤 묵재일기 전권에 대한 국가 지정문화재 지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양아록은 당시 양반의 교유관계, 관직생활, 유배생활 등을 세밀하게 기록한 묵재일기(默齋日記)의 한 부분이다.
서울시 문화재위원회는 또 백범 김구 선생이 남긴 글(유묵)을 국가 등록문화재로 등록신청하기로 했다.
현재 김구 선생의 유묵 중에는 경교장에서 서거할 당시 앉아있던 책상에 남아있던 글 3점이 등록문화재로 지정돼 효창동 백범김구기념관에 전시돼 있다.
이날 회의에선 앞서 문화재 사전심의를 통과해 지정이 예고된 성북구 흥천사 지장시왕도와 아미타불도, 서대문구 봉원동 반야암 목조관음보살좌상과 석조보살좌상, 천축사 비로자나삼신불도 보존 처리 과정에서 나온 복장유물 10점 등에 대한 유형문화재 지정도 최종 의결, 시보를 통해 고시하기로 했다.
서초구 원지동 석불입상 및 석탑(서울시 유형문화재 93호)의 보호구역을 축소해달라는 주민들의 민원이 논의됐으나 문화재 훼손 우려가 있어 부결됐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