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ㆍ러
정상회담서 ‘러 美대선개입’거론 압박하자
러 “트럼프가 푸틴 부인 받아들였다”주장...'짜고치는 고스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지난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을 거론하며 압박했지만, 푸틴 대통령은 의혹을 부인했다고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밝혔다. 이번 회담은 '세기의 만남'으로 불리며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틸러스
장관은 독일 함부르크에서 이날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이뤄진 두 정상의 첫 회담 후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개입에 대해 한차례 이상 푸틴 대통령을
압박했다”며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그러한 개입을 부인했다”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에서 러시아의 개입에 관한 미국인의
우려를 제기하는 것으로 회담을 시작했다”며 “두 정상은 그
주제에 대해 매우 활발하고 긴 대화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압박’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부인하면서
‘증거’를 요구했다고 틸러슨 장관은 설명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회담에 배석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회담 후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미 대선
개입 의혹을 부인한 푸틴 대통령의 ‘선언’을 수용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푸틴 대통령의 분명한 발언을 들었으며 이를 받아들였다는 게 라브로프 장관의 설명이다.
이어 틸러슨
장관은 “두 대통령은 양국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 지의 문제에 집중했다”며 “어떻게 향후 미 선거에 러시아 정부가 개입할 의도가 없다는 약속을
보장할 것인가, 사이버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을 판단할 틀을 어떻게 갖출 것인가에 두 정상의 대화가 집중됐다”고 말했다.
이날 두
정상의 첫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을 꺼낼 지가 큰 관심이었다.
대선에서
패배한 미국 민주당 측이 이 문제의 제기를 강력히 요구했지만 러시아와 내통해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의혹을 받으며 특검 수사의 압박을 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회피하고 싶은 사안이기 때문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선 폴란드 방문에서도 러시아의 대선개입 의혹에 대해 “러시아일 수도 있지만 아무도
모른다”고 말을 흐렸다.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린 이날 두 정상 간 회담은 당초 30여
분으로 예정됐으나 실제론 2시간 15분 가량 진행됐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양자회담을 시작하면서 "우리는 러시아와 미국, 관계된 모든 이들에게 무척 긍정적 일들이 일어나갈 학수고대하고 있다"며 "당신과 함께 하게돼 영광이다"고 인사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만날 수 있게 돼 기쁘다. 당신이 말했듯이, 우리의 만남이 구체적 결과를 창출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