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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12-09 21:35
"자녀 살해·어머니 강간하겠다 협박도…" 美CIA 고문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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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시애틀N
조회 : 3,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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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정보국(CIA)의 고문 실태를 담은 상원 정보위원회 보고서. © 뉴스1>
美 상원 정보위 'CIA 고문실태 보고서'
알카에다 포로들에 대한 미 중앙정보국(CIA)의 고문 실태를 담은 상원 정보위원회 보고서의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상원 정보위원장이 9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는 9.11테러 이후 CIA가 아시아, 유럽 등지의 기밀 시설에서 알카에다 포로들을 대상으로 2001년 말부터 2009년 초까지 자행한 고문 실태를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CIA의 고문 수준은 당초 의회에 보고했던 것보다 훨씬 잔혹한 것으로 드러나 해외에 있는 미국 공관 등을 겨냥한 공격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보고서는 CIA가 사용한 수사 기술이 알려진 것보다 잔혹하고 훨씬 심각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고 밝혔다. CIA는 그러나 수사의 효율성에 대해 의회와 백악관에 "부정확한"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CIA는 포로들을 상대로 최소 2차례의 '모의 처형식'을 열었다.
이밖에 음식 고문이나 알몸 노출을 비롯해 동맥에 압박을 가하고 포로의 얼굴에 담배 연기를 내뿜는 등의 가혹 행위도 있었다.
또한 CIA 요원들이 한 포로가 수감된 방을 급습해 옷을 벗기고 교도소 복도를 뛰게 만드는 경우도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포로를 때리는 등 구타 행위가 있었으며 그가 넘어지자 질질 끌기도 했다.
포로가 서있는 자세를 유지한 채 최대 180시간동안 잠을 자지 못하게 하는 '수면 박탈'과 같은 고문 행위도 빈번히 자행됐다.
2002년 체포된 알카에다 고위급 인사 아부 주바이다는 그해 8월 한 달 동안 83차례의 물고문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바이다는 한때 물고문으로 인해 죽기 직전까지 갔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주바이다의 입에서 거품이 올라오는 등 완전히 무의식 상태에 빠졌었다"고 묘사했다. 주바이다는 이후 비상조치를 받고 의식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코발트(COBALT)'로 알려진 CIA 구금시설의 첫 수감자 레다 알 나자르는 "완벽한 어둠 속에 구금되어 있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나자르에게 제공된 음식은 갈수록 상태가 악화됐고 수갑을 찬 상태를 유지하기도 했다. 또한 24시간 동안 계속해서 음악을 틀거나 화장실 접근을 금지시키고 기저귀를 채우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CIA는 나자르가 협조를 거부하자 연 이틀간 하루 22시간씩 높은 곳에 팔목을 묶은 채 감금했다.
CIA는 아울러 포로의 가족에 위해를 가하겠다는 협박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CIA가 "우리(미국) 이익을 위해 가족의 안전을 우려하는 포로의 두려움을 이용했다"며 최소 3명의 포로에게 "아이를 살해하거나 어머니를 강간하고 목을 긋겠다는 협박도 했다"고 적시했다.
또 다른 사례로는 2005년 말 아부 자파르 알 이라키에게 자행한 고문 내용이 적시돼 있다.
이라키에게는 알몸노출, 음식을 이용한 고문, 구타, 스트레스포지션(stress position) 등을 비롯해 얼굴에 18분 동안 물을 붓는 행위도 이어졌다.
또한 54시간 동안 서있는 자세를 유지하게 하는 등 수면박탈 행위도 자행됐으며 이 결과 이라키의 왼쪽 다리가 부어올라 혈액희석제와 붕대를 필요로 하기도 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이에 CIA는 그를 앉게 한 다음 수면박탈 시간을 78시간으로 늘렸다.
이라키의 다리 붓기가 가라앉은 뒤 CIA는 그에게 혈액희석제를 추가로 투여하고 다시 서는 자세를 유지하도록 했다. 이때 이라키의 수면박탈 시간은 102시간으로 늘어났다.
이후 4시간 가량 수면한 뒤 이라키는 또다시 52시간에 걸친 수면박탈 고문을 받았다.
CIA의 규정에 따르면 48시간 이상 잠을 자지 못한 포로에게는 최소 8시간의 수면을 허락하도록 되어 있다.
음식을 이용한 고문도 잇따랐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소 5명의 포로가 의학적으로 요구되지 않았음에도 직장을 통해 수분이나 음식을 공급받았다. 한 예로 CIA는 후무스, 파스타, 견과류, 건포도를 전부 으깬 뒤 수감자 마지드 칸에게 주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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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이 각종 고문을 자행한 것으로 알려진 이라크 아부그라이브 수용소에서 수감자들이 철조망 너머로 손을 내밀고 있다. © AFP=뉴스1 |
보고서는 CIA가 자행한 고문이 "정확한 정보를 얻거나 포로들의 협조를 얻어내는데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었다"고 마무리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른바 '강화 수사법(enhanced interrogations)'을 사용한 39명의 포로 가운데 7명은 CIA 시설에 구금된 동안 어떤 정보도 내놓지 않았으며 일부는 이러한 강화된 수사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중요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했다.
CIA는 포로들을 상대로 강화된 수사기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2002년 9월까지 상원 정보위원회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CIA는 또한 당시 상원 정보위 부위원장을 맡고 있던 존 록펠러 의원의 "CIA 조사 프로그램에 대한 검토 및 수사에 착수하라"는 요구도 거부했으며 정보위 지도부의 정보 접근을 제한했다.
보고서는 아울러 CIA가 강화된 수사 기술의 '효과성'을 입증하는 사례들을 2005년 3월 법무부에 제출했지만 "부정확한 내용이었다"고 기술했다.
베트남 참전용사로, 전쟁 당시 포로로 붙잡혀 고문을 받은 경험이 있는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의원을 비롯해 다수의 상원의원들이 CIA가 사용하고 있는 물고문과 수면박탈이 잔혹행위라고 반박했지만 CIA는 법무부에 "(수사 기술에) 반대한 상원의원이 없었다"고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원 정보위원회의 보고서 발표에 해외 공관과 기지 등 전 세계에 있는 미국 시설과 미국인을 겨냥한 위협이 증가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심각하게 제기돼 정보당국과 군이 경계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보당국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CIA를 비롯한 정보기관들은 비밀리에 직원들에게 국외에서 발생할 수 있는 폭력 사태를 주의하라는 공지를 내렸다. 국방부도 현장 지휘관들에게 해외 주둔 병력과 군시설을 보호할 수 있는 적합한 조치를 취할 것을 하달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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