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12일 밤 서울 강서구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국토부, 폭행과 관련해서도 재조사 조만간 결정
부실조사 논란 잠재워야…徐국토장관 결정이 '관건'
국토교통부가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땅콩리턴 사건이 발생하기 전 술을 마시고 비행기에 탑승한 사실을 확인했다. 국토부는 폭행과 관련된 사건 당사자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만큼 박 사무장에 대한 2차 조사 이후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재조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14일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12일 서울 강서구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로 출두한 조 전 부사장이 비행기 탑승 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
조 전 부사장은 탑승 전 저녁자리에서 지인들과 함께 와인 1병을 나눠 마셨지만 소량에 불과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국토부는 조 전 부사장이 조사 과정에서 욕설과 폭행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사무장과 승무원에 대한 폭언과 폭행이 있었는지 여부를 둘러싼 진실공방이 어이지고 있는 가운데 조 전 부사장이 사건 발생 전 술을 마셨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땅콩리턴 사태가 새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다. 조 전 부사장 진술에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1차 조사를 졸속으로 진행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국토부가 조 전 부사장 재조사에 착수할지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앞서 박 사무장과 조 전 부사장을 조사한 국토부는 폭언이나 폭행에 관한 진술은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언론과 검찰 수사를 통해 이와 반대되는 증언들이 나오면서 대한항공과 사전에 교감을 갖고 보여주기식 부실조사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부담을 느낀 국토부는 박 사무장에 대한 재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내놨지만 비난 여론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국토부가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재조사를 통해 음주에 따른 폭언·폭행 등이 있었는지 여부 파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엄격한 조사 없이는 부실조사에 대한 의혹을 털어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조사위원회 내부에서도 조 전 부사장에 대한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쪽에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한항공이 승객명단 제공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조 전 부사장의 음주사실이 폭행과 폭언을 입증해주지는 못한다는 점에서 추가조사에 다소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조사위원회는 조 전 부사장의 음주사실 등 그동안 조사결과를 서승환 국토부 장관에게 15일 보고하고 재조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음주사실이 밝혀진 만큼 재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장관 보고 이후 어떻게 의견이 모아지느냐에 따라 이에 대한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