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국회의원 시절부터 불편한 관계…3월 시사저널 '미행설' 보도로 증폭
'비선 실세' 국정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로 박지만(56) EG그룹 회장과 정윤회(59)씨의 악연이 다시 한번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최고권력자의 친동생과 곁에서 수년간 보좌한 비서실장. 두 사람의 숙명적인 악연은 과연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
우선 박 회장과 정씨 두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의 정계입문 이전까지는 연결고리를 찾을 수 없다. 다만 이후 두 사람의 인맥상에서 '최태민-최순실 부녀'란 인물의 교집합을 찾을 수 있다.
1979년 청와대를 나온 후 박근혜 대통령의 곁에는 최순실씨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순실씨는 지난 1994년 사망한 고(故) 최태민 목사의 다섯째 딸이자 정윤회씨의 전 부인이다.
최씨는 지난 1986년 박 대통령이 육영재단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때 어린이회관을 운영하며 박 대통령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목사가 사망하고 1년 뒤인 1995년 최씨는 정씨와 결혼한 뒤 19년 만인 올해 이혼했다. 결혼전까지 정씨의 행적 등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베일에 가려져 알려진 바가 없다.
최 목사 생전이자 정씨의 결혼 전인 1990년 박 대통령 동생들인 박근령씨와 박 회장은 최태민 목사가 육영재단 운영을 전횡한다며 당시 노태우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냈던 일화가 있다.
이후 정씨는 박 대통령이 1998년 국회의원에 당선되자 비서실장을 맡게 됐고, '최 목사의 사위'였던 정씨를 박 회장은 불편하게 생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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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비서실장 교체설 등 VIP 측근 동향' 문건 속 당사자이자 '국정개입' 논란의 핵심 인물인 정윤회씨가 10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소인 자격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4.12.10/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
정씨가 박 대통령이 국회의원일 때 비서실장 자리에서 물러난 2004년 이후 두 사람의 관계는 변화를 맡는다.
박 회장은 그해 16세 연하인 서향희 변호사와 결혼해 이듬해인 2005년 장남 세현군을 낳았다. 박 대통령이 조카를 매우 아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시 박 회장과의 관계가 회복됐다는 평이 나오기도 했다.
2012년 대선 후에는 박 대통령이 친·인척 비리 차단을 위해 의도적으로 박 회장을 멀리했다. 대선 당시 올케인 서 변호사를 빗댄 '만사올통'(모든 일이 올케를 통하면 된다)이란 말이 언급됐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7일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가족들이 섭섭해 할 수도 있지만 청와대에 들어오지 않도록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박지만-정윤회 두 사람의 갈등은 지난 3월 '정씨가 사람을 시켜 박 회장을 미행했다'는 시사저널 보도로 증폭된다.
박 회장은 당시 자신을 미행한 오토바이 기사로부터 "정씨가 시켰다"는 자술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대해 정씨는 검찰조사에서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또 올해 들어 '박지만 인맥'으로 불리던 공직자들이 옷을 벗거나 한직으로 물러나는 일이 벌어지면서 정씨와의 '권력다툼' 논란이 다시금 불거졌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청와대 '정윤회 동향' 문건 작성·유출 사건이 불거지면서 두 사람의 '권력 암투설'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닷새의 시차를 두고 차례로 검찰에 소환된 두 사람. 이들의 질긴 악연과 암투설의 진위가 세상 밖으로 드러날 지 관심이 집중된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